'둥글게 둥글게ㆍRound and Round in a Circle'
중세 분위기의 붉은 벽돌집들로 가득한 이탈리아의 유서깊은 도시 볼로냐에 한국 동심의 세계가 펼쳐진다. 23~26일 열리는 제46회 볼로냐아동도서전에 한국이 최초로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우리 동요 구절에서 따 온 '둥글게 둥글게'가 주빈국 행사 표어로 선정됐다.
볼로냐아동도서전은 매년 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책 전문 도서전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출판인과 작가들이 아동출판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저작권을 거래하는 장이다. 올해 행사에는 70여개국 5,000여명의 출판인과 아동문학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어린이 교육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빈국조직위원회 백석기 위원장(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한국 출판시장에서 매년 쏟아지는 5만여종의 책 가운데 18%가 아동도서이며 그 중 상당한 양이 수출돼 번역ㆍ출판되고, 볼로냐아동도서전은 그 창구 역할을 해 왔다"며 "한국이 주빈국이 된 올해 볼로냐아동도서전은 우리 아동도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빈국 참가의 의미를 말했다.
한국은 전시장 내 '일러스트레이터 카페'에 300㎡ 규모의 주빈국관을 설치해 운영한다. 23일 도서전 개막식과 함께 개방되는 이곳에는 한병호, 이성표, 박철민, 신동준 등 한국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31명의 원화 64편과 관련 그림책 200여종을 포함해 모두 98명의 한국 아동문학 작가의 작품세계가 소개된다.
개막일에는 한국의 전통 오방색과 태극 이미지를 이용해 한국 일러스트레이션을 소개하는 영상물 '둥글게 둥글게'가 상영된다. 주빈국관 외에 따로 마련되는 한국관에서는 국내 39개 출판사 및 관련 기관이 참여해 출판 도서를 소개하고 저작권 수출입 업무를 진행한다.
도서전 기간 볼로냐 곳곳에서는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주빈국 문화예술행사로 마련된다. 볼로냐 시청사에서는 '한글, 한국의 문자: 천지인이 어우러진 세계' 전시가 열린다.
이 행사는 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인에게 낯선 글자인 한글의 제자 원리와 조형미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살라보르사 도서관에서는 서구의 그림책과는 다른 독특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담은 한국 그림책을 소개하는 '조금은 낯선 상상력의 놀이터' 전시가 열린다.
볼로냐대학 도서관에서는 한국의 예술세계를 책으로 소개하는 '베일 벗는 걸작의 세계' 전이 마련돼 오천년 한국 예술의 속살을 보여준다. 책 외에 한국의 영화, 만화, 음악, 태권도 등을 소개하는 행사도 볼로냐 시내 각지에서 진행된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주연)은 어린이문학의 수준을 보여주는 '한국동화로의 초대'라는 행사를 연다. <나의 사직동> <밥 안 먹는 색시> 등 한국적 정서를 담은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상영하는데, 한국문학을 활발히 번역하고 있는 빈센차 두로소 베니스대 한국학과 교수가 구연을 맡는다. 밥> 나의>
한국 아동문학 작품과 작가들의 수상도 예정돼 있다. <미술관에서 만난 수학> (마중물 글, 김윤주 그림ㆍ여원미디어 발행)은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미술관에서>
라가치상은 매년 볼로냐아동도서전에 출품된 그림책을 대상으로 픽션, 논픽션, 뉴호라이즌, 오페라 프리마 등 4개 부문에 걸쳐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3권)을 뽑아 주는 상이다. 또 일러스트레이터 장호(48), 정지예(39), 한재희(28)씨 3명은 볼로냐아동도서전이 선정하는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80인에 포함됐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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