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표적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이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해 출마를 포기했다고 AFP통신 등이 17일 보도했다.
하타미는 성명을 통해 "개혁진영의 득표 분산을 막기 위해 물러선다"고 밝혔다. 지난 주 대선출마를 선언한 또 다른 개혁파 미르 후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당선을 돕겠다는 의중에서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개혁진영 후보 난립은 현 대통령인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의 재선을 돕는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6월 12일 실시될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개혁진영은 2월 출마를 선언했던 하타미와 무사비 전 총리, 마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 등 3명이었다.
하타미는 이미 15일 가진 무사비와의 회동을 통해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치권은 무사비는 개혁파지만 보수파의 지지를 이끌어낼 정도로 융통성이 뛰어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사비는 이라크와 전쟁 중이던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총리직을 맡아 이란인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개혁파의 최대 지지층 중 하나인 젊은 유권자에게 낯선 인물이기 때문이다. 테헤란의 정치평론가 사이드 라이라즈는 "하타미의 출마 철회는 아흐마디네자드의 재선 가능성을 훨씬 높였다"고 말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는 "보수파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경제추락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순간에 개혁진영의 단일화가 이뤄지고 있어 이란 대선구도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이 요동치고 있다"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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