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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비밀국새 찾았다/ 문화재청, 美동포에게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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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비밀국새 찾았다/ 문화재청, 美동포에게서 구입

입력
2009.03.1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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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이 대한제국 시기에 사용한 국새(國璽)인 ‘황제어새(皇帝御璽)’가 발견됐다. 국가를 잃을 위기에 처한 고종이 외국 황제들에게 외교적 지원을 호소하는 친서(親書)를 보낼 때 사용한 비밀 국새로, 조선 왕조 임금의 친서에 쓰인 국새의 실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1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외 문화재 환수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재미동포로부터 국새를 구입했다”며 “국사편찬위원회 소장 자료에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대한제국기 고종 황제의 국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01~1903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제어새는 1903~1906년 고종이 이탈리아, 러시아 황제 등에게 보낸 친서의 사진자료에서 그 모습이 확인된다. 대한제국 때의 다른 국새인 제고지보(制誥之寶), 대원수보(大元帥寶), 칙명지보(勅命之寶) 등 3과(顆)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이 국새들의 경우 도장이 찍힌 문서가 남아있지 않아 실제 사용 여부를 알 수 없다. 이들은 또한 외교 친서가 아닌 국내용 공문서를 위한 도장이다.

황제어새는 높이 4.8㎝, 무게 794g으로 거북형 손잡이와 비단실로 짠 끈이 달려있다. 성분분석 결과 국새의 몸체 부분은 금 41% 은 57%, 거북형 손잡이는 금 18% 은 81%의 비율이었다.

정사각형 인장면에는 ‘皇帝御璽’란 글자가 양각돼있다. ‘皇’ 자의 경우 ‘白’에 해당하는 부분을 ‘自’로 새겼는데, 이는 같은 시기 국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다. 국새를 담은 외함은 분실됐고 황동 재질의 내함만 남아있는데, 내함은 인주를 넣는 하단부와 국새를 넣는 부분이 나뉘어진 2단 구조였다.

이 국새의 제작 기록은 어떤 문헌에도 남아있지 않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공문서가 아닌 친서에 사용된 점으로 미루어보아 비밀리에 제작해 고종 황제가 직접 소지하고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 국새에 대한 국보 지정 절차를 밟고, 일반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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