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은 국민병이다. 특히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 아주 흔하게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 입원해 혹독한 고통을 겪어야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부분 불편해도 참고 지내기 일쑤다.
사실 치질은 초기에 치료하면 아주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해 참고 지내다 병을 키우게 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의사들은 아주 심하지 않으면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간단히 치료하는 방법을 권하고, 환자는 그런 방법을 당연하다고 여겨 순순히 따른다. 그다지 아프지 않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크게 주지 않으면서 완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번 시술을 받아야 하는 단점은 있다.
국내 의사가 주로 권하는 근치적 치핵수술은 2~3일 입원해야 하고 2주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고 고통이 어느 정도 따르지만 완치율이 가장 높기 대문에 그런 방법을 권하는 것이 의사로 당연하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절차나 통증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치료자체를 기피하는 환자가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완치율이 조금 떨어지고 두 세 번 시술을 받는 한이 있어도 고통이 덜하고 생활에 별 지장이 없도록 간단히 해결된다면 서슴없이 치료를 받을 용기가 날 텐데 말이다.
며칠 입원하는 것도 번거롭고 통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차일피일 미루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화장실에 갈 때마다 불편한 것을 감수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치질수술을 두려워 하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있다. 입원하지 않고 치질을 치료하는 방법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개발된 알타(ALTA)주사요법이나 고무결찰술, 레이저 절제술 등이 나와 간단하게 시술하거나 수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특화한 새로운 시술법이나 수술법은 아주 효과가 좋은 편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 이런 새로운 치질치료를 받으려고 우리나라로 의료관광을 오기도 한다.
완치율은 높지만 입원과 그에 따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수술을 하느냐, 아니면 완치율은 조금 떨어지고 두 세 번 시술해야 하지만 입원하지 않고 별 고통 없이 해결할 것이냐를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미 간단한 수술로 완치 가능한 분야도 있다.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 그렇다. 치열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매우 흔한 항문병이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 더 흔하다. 이 병은 배변이 원활하지 못해 변비가 생긴 사람이나 스트레스에 시달려 항문괄약근의 긴장도가 높아진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데 요즘의 어려운 경제상황이나 공부의 어려움, 또 졸업해도 취직하기 어려운 세태가 이 병을 더욱 흔하게 만들고 있다.
항문은 일단 찢어지면 통증으로 인해 괄약근의 긴장도가 더 높아지고 그러면 또 더 많이 찢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병이 만성화하면 괄약근이 탄성을 잃고 자꾸 상처가 생겨 근육이 섬유화될 정도에 이르면 변이 매우 가늘게 나오고 배변할 때마다 출혈도 동반하고 결국은 항문 기능마저도 위협 받게 된다.
항문병 수술은 다 어렵고 고통스럽다는 선입견으로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 그냥 참다가 병을 키우게 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병이 진행돼 치핵과 동반하게 되면 간단히 치료할 수 없게 된다.
만성화한 치열의 수술은 5분 만에 국소마취로 간단히 끝나며, 잠시 쉬었다가 걸어서 퇴원 가능할 정도다. 완치율도 매우 높아 재발율은 1%밖에 안 된다.
물론 병이 진행돼 치핵이나 다른 질병이 생기면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수술에도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선호 구원항문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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