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義士) 봉중근'의 도쿄발 태풍이 샌디에이고에도 상륙할 것인가.
18일 낮 12시(이하 한국시간)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세 번째 맞대결을 앞둔 한국이 '일본 킬러' 봉중근(29ㆍLG)을 선발로 낙점했다. 봉중근이 한국의 승리를 이끈다면 한국은 파죽의 연승 행진으로 4강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이번 WBC의 '영웅'으로 떠오른 봉중근의 일본전 재출격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16일 멕시코와의 본선 첫 판에서 류현진(한화)을 투입하면서 봉중근의 '도쿄 대첩' 2탄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봉중근은 아시아 예선 초반만 하더라도 '원투펀치' 김광현(SK)과 류현진(한화)에 밀려 불펜 요원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일본과의 조1위 결정전에서 예상을 뒤엎는 역투로 일약 한국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은 그에게 안중근 의사를 빗댄 '봉중근 의사'라는 닉네임을 붙여줬고, 소속팀 LG는 이를 상징하는 티셔츠까지 출시해 한반도를 봉중근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봉중근은 정교한 제구력과 각도 큰 너클커브 체인지업으로 무장해 일본 타자들을 완벽하게 농락, 선발 5와3분의1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등판하자마자 관중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투구에 방해된다며 의도적인 어필을 해 일본의 '영웅'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의 신경전에서 압도했다.
메이저리거 출신답게 유창한 영어와 적당한 오버액션으로 당당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 공격적인 투구의 시발점이었다. 한국을 아시아 최강으로 이끈 봉중근이 4강 신화 재현의 한가운데에도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결전을 하루 앞둔 17일 김인식 감독은 봉중근을 비롯한 전 선수단에게 휴식을 지시했다. 전날 야간경기를 치른 한국은 점심 무렵까지 늦잠을 잤고, 훈련도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럴 땐 쉬는 게 보약"이라며 '무조건 휴식'을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다르빗슈 유(니혼햄)를 선발로 예고했다. 다르빗슈는 한국과의 조1위 결정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와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으로 호투한 바 있다. 1조 승자전으로 열리는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20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1,2위 결정전에 직행한다. 패하는 팀은 19일 낮 12시로 예정돼있는 쿠바와의 패자부활전에서 4강 티켓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여야 한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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