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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과 의료가 만나 응급환자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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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과 의료가 만나 응급환자 살린다

입력
2009.03.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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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심장이 약했던 중년의 A씨. 해외 출장을 위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심장에 쇼크가 왔다. 다행히 주변에 의사승객이 있어 공항에 설치된 자동 제세동기(AED)를 사용, A씨는 가까스로 위급한 순간을 넘겼다. AED는 심장 박동이 멈춘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이 뛰게 만드는 응급 장비다.

문제는 그 다음. 빨리 병원에 가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A씨는 다시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누가 연락하지 않았는데도 5분도 채 안돼 구급차가 달려 왔다. 알고 봤더니 AED에 부착된 정보 송신용 통신 칩을 통해 비상 신호가 인근 의료기관에 전달된 것이었다. A씨는 즉각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무선통신이 의료서비스와 만나 한 생명을 살린 것이다.

이 가상의 장면은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아마도 5월 이후엔 현실화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동통신사업자인 KTF와 의료기기업체인 GE헬스코리아가 손잡고 이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양 사는 16일 AED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GE가 공공기관 설치용으로 보급하는 AED에 KTF가 무선통신 칩을 부착하는 내용이다.

우선 공항이나 지하철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AED 케이스 뚜껑에 무선통신 칩을 부착한다. 심장마비로 쓰러진 응급환자 처치를 위해 AED 뚜껑을 여는 순간, 위치와 시간 등 정보가 KTF 이동통신망(3세대 통신망)을 타고 보건복지부 산하 응급의료정보센터(1339번)로 전송된다. 응급의료센터는 이 정보를 받는 즉시 인근 병원에 문자메시지(SMS) 등으로 연락, 구급차가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KTF 가입자들은 휴대폰을 통해 가까운 거리에 있는 AED 위치를 검색할 수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양 사는 5월까지 관련 시스템을 개발할 방침이다. KTF는 무선 통신 솔루션과 통신망을 담당하고 GE측은 기업 및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AED 판매를 맡는다. 해외에선 스페인 이동통신업체 텔레포니카가 GE헬스와 손잡고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한다. 국내에선 처음이다.

사실 심장마비 환자는 시간이 곧 생명이다.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가 환자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GE측에 따르면 운동부족 및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심장마비가 일어날 경우 1분이 경과할 때 마다 생존율이 7%이상씩 줄어들고, 10분이 지나면 생존율은 5% 이하로 떨어진다. 따라서 심장이 멈춘 뒤 4분내에 AED를 사용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공항, 지하철 역, 극장 등 공공장소에 AED 시스템을 의무 설치하고 있으며, 일반 가정에서도 AED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해정 KTF 법인본부장(전무)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무선통신과 결합된 의료 솔루션 시장을 활발히 개척할 것"이라며 "급성 심장마비에 따른 사망률 감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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