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은 총기사고와 외국인 납치사건이 빈발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힌다.
국제 무기조사 기관인 스몰암스 서베이는 성인 1명이 평균 3정의 총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예멘을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나라'로 분류한다. 매년 발생하는 범죄 1만 여건 중 절반이 총기 사고일 정도로 강력범죄가 횡행하기 때문에 정부가 각자 스스로를 지키라는 차원에서 개인의 총기 소유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지방부족들은 중앙정부에 대한 협상수단으로 외국인 납치와 시설물 파괴를 서슴지 않는다. 1998년에는 예멘 한국대사관 외교관 가족이, 2005년에는 독일 외교관 가족이 각각 무장괴한에 납치됐다 풀려났다.
예멘을 위험국가로 만든 또 다른 요인은 분단의 역사다. 16세기부터 오스만투르크의 식민지배를 받은 예멘은 1차 세계대전 후 독립의 기회를 잡았지만 승전국인 영국이 북부만 독립시키고 남부는 계속 지배함으로써 분단의 단초를 제공했다.
민족, 언어, 종교가 같지만 북예멘은 아랍민족주의를 우선하는 공화정을 세웠고, 남예멘은 1967년 아라비아반도의 유일한 공산정권을 수립했다. 1980년대 남북 예멘 국경에서 유전 공동개발이 이뤄지고 남예멘에 온건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1990년 5월 통일국가가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예멘에서 분리독립운동이 시도되다가 진압되는 등 남북갈등과 정국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외신들은 "남예멘 주민들이 중앙정부의 차별적 대우에 불만을 품고 건물 파괴와 약탈 등을 일삼는 것도 정국 불안을 가중시킨다"고 보도했다.
대외적으로는 일단 미국과 불편한 관계다. 1990년 걸프전쟁 때 예멘이 이라크 입장을 지지하는 등 이슬람 국가와 연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미정서가 뚜렷해지면서 예멘은 점차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의 은신처로 변했고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조상도 대대로 예멘에서 살았다. 파괴력이 컸던 테러로는 2000년 10월 알카에다 조직원이 아덴항에 정박 중인 미 해군 구축함 USS콜호를 공격, 미 해군 17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있다. 2007년 7월에는 자살폭탄테러로 스페인 관광객 7명이 숨졌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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