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부장 이인규)는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 해외 비밀계좌를 통해 받았던 미화 250만 달러(약 37억원)가 박연차(구속)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휴켐스 인수청탁 대가로 받은 돈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07년 6월 홍콩 소재 은행계좌를 통해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으며, 이중 150만~200만 달러는 정 회장의 아들(38)이 홍콩에 호화주택을 사는데 사용됐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시점상 태광실업이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한 뒤 대가로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 회장이 휴켐스 헐값인수 대가로 정 전 회장에게 건넨 돈은 2006년 2월 계약 직전 건넨 20억원을 포함해 50억원 대로 늘어났다.
정 회장과 박 회장이 검찰수사에서 추가로 돈을 주고받은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기소하는 한편, 홍콩 아파트를 몰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은 250만 달러가 박 회장이 설립한 홍콩 현지법인 APC에서 차명으로 배당받은 수익금 685억원의 일부인 것으로 파악하고, 쓰임새가 확실치 않은 나머지 자금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주 후반부터 박 회장을 연일 불러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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