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마지막 6라운드 2,3경기를 남겨두고도 여전히 순위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동부와 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 다툼, KCC와 삼성의 3위 싸움, 그리고 LG 전자랜드 KT&G 3팀이 2장의 티켓을 놓고 벌이는 마지막 6위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번쯤 되돌아볼 기록이 있다. 프로농구가 출범한지 13시즌 동안 우승팀에서 득점랭킹 1위가 나온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는 것이다. 야구에서는 우승팀에서 홈런 1위, 타율 1위가 쉽게 나온다. 그래서 야구는 기록의 경기라 말한다.
하지만 농구는 전체적인 팀의 기록이 더 중요하다. 특정 선수에 득점이 쏠리면 오히려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한쪽으로 찌그러지는 것보다 고르게 바람이 들어가야 좋다고 해서 '풍선효과'라고 한다. 특히 팀 디펜스는 기록에 잘 나타나지 않지만 대단한 위력을 지니고 있으며 쉬운 공격으로 연결시키고 득점 분포도 넓힌다.
어려운 전술에 앞서 기본적인 전술을 짚어본다. 센터나 파워포워드 등 장신 선수들이 스크린을 잘 걸어주면 가드나 스몰포워드 같은 외곽 선수들에게 따라붙는 수비수를 막아 오픈 찬스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스크린을 잘 걸어주는 장신선수는 외곽 선수들에게 깊은 믿음을 주게 된다.
반대로 외곽으로 수비가 몰리면 공을 잡은 외곽의 선수는 장신자에게 어시스트를 해준다. 역시 장신 선수들로부터 신뢰가 두터워진다. 이처럼 포지션별로 유기적인 공격이 이루어진다면 개인 기록은 분산되겠지만 팀은 훨씬 강해진다.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은 눈앞의 1승이야말로 매우 귀중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본을 망각하고 득점력이 좋은 선수에 의존하기 쉽다.
농구경기의 40분은 특정선수에게 의존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다. 단조로운 공격루트는 상대에게 대처능력을 제공한다. 어려운 고비일수록 평정심과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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