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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이범호·김태균·고영민 '솔로 3중주' 멕시코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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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이범호·김태균·고영민 '솔로 3중주' 멕시코 홀렸다

입력
2009.03.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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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스몰볼의 종주국인 일본과 다른'한국형 스몰볼'이 있다. 타자에 따라 교체하는 맞춤형 투수 로테이션과 잦은 번트, 그리고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현란한 베이스러닝. 여기까지는 일본의 스몰볼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한국야구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빅볼'이 필요한 순간에 힘으로 밀어부치는 뚝심야구, 이것이 바로 '한국형 스몰볼'의 핵심이다. 3년 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미국 멕시코 등 세계적 야구 강국들을 잇달아 물리치고 4강 신화를 쓰고,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한국은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라운드에서 스몰볼로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일본과의 순위 결정전에서는 봉중근(LG) 정현욱(삼성) 류현진(한화) 임창용(야쿠르트)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무4사구 완봉승(1-0)을 합작했다.

'스몰볼'이 장기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힘의 대결에서도 한국은 누구와 붙어도 뒤질 게 없다. 한국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제2회 WBC 1조 첫 경기에서 장단 12안타(홈런 3개)로 멕시코에 8-2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18일 낮 12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승자승 대결을 벌인다. 이 경기에서 한국이 승리하면 1회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을 이루게 된다.

한국은 2000년 이후 멕시코와의 네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2002년 대륙간컵대회에서는 10-0, 7회 콜드게임, 2006년 WBC에서는 2-1,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6-1 승리를 거뒀다.

'한국형 스몰볼'로 아시아를 평정했던 한국이지만 '힘의 멕시코'를 맞아서는 당당히 힘으로 맞섰다. 1라운드 4경기에서 홈런포 12방을 쏘아올렸던 멕시코를 상대로 정면승부를 건 것이다.

'한국형 빅볼'의 중심에는 이범호 김태균(이상 한화)이 섰다. 이범호는 0-2로 뒤진 2회말 상대 선발 올리버 페레스를 두들겨 좌월 솔로홈런(비거리 111m)을 터뜨렸다. 김태균은 2-2이던 4회 페레스로부터 좌중월 결승 솔로홈런(비거리 117m)를 뿜었다.

중반까지 빅볼로 승부하던 한국은 후반에 접어들자 특유의'스몰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 무사 1ㆍ2루에서 고영민(두산)과 이진영(LG)이 더블스틸로 상대의 얼을 뺀 뒤 김태균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재확인했다.

한국은 7회에만 타자일순하며 4점을 추가, 멕시코로부터 '백기'를 받아냈다. 이날 김태균은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이범호는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류현진(한화)만이 2와3분의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을 뿐, 정현욱 정대현 김광현(이상 SK) 윤석민(KIA) 오승환(삼성)은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2-2로 맞선 3회 2사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정현욱은 2와3분의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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