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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안도라, 디딜 틈 없는 '조세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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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안도라, 디딜 틈 없는 '조세피난'

입력
2009.03.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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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조세피난처인 리히텐슈타인과 안도라 공국 등 유럽의 소국들이 은행비밀주의 관련 법규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12일 보도했다. 경기 침체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각국이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해 조세피난처를 규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해 안도라, 모나코와 함께 세계 3대 조세피난처 중 하나로 꼽힌 리히텐슈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가간 조세 정보 협력 등에 관한 OECD 기준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트마르 하슬러 리히텐슈타인 총리는 "국제적 의무도 준수하고 리히텐슈타인 은행의 법적인 보장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리히텐슈타인은 탈세 등의 사건이 발생할 경우 해당 정부와 협의해 관련 은행계좌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안도라도 은행 비밀법을 폐지하기로 했다. 안도라는 12일 프랑스와 회담을 갖고 은행비밀법 폐지를 골자로 하는 약정서에 서명했다. 안도라는 늦어도 11월까지 의회 승인을 거쳐 은행비밀법을 폐기할 방침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까지 "조세피난처 국가를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며 안도라를 압박해왔다. 안도라는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에 있는 인구 6만4,000명의 소국으로, 프랑스 대통령이 공동영주를 겸하고 있다.

스위스도 12일 은행비밀주의를 타파하고 OECD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밝혔고, 벨기에도 내년에 은행비밀법규를 완화할 계획이다.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내년부터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은행예금에 대한 과세정보를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은 올해 초 거부들의 탈세수단으로 전락한 조세피난 혐의 국가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다음달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세피난처 문제를 의제로 삼고 제재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돈이 새는 것을 막기위한 주요 국가들의 적극적인 조치에 당황한 조세피난처 혐의 국가들이 하나, 둘 손을 들고 있다"면서 "G20회의에서 어떤 제재방안이 나올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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