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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고사성어 문화답사기' 中 역사의 현장 답사하며…고사성어 유래 생생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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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고사성어 문화답사기' 中 역사의 현장 답사하며…고사성어 유래 생생한 풀이

입력
2009.03.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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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매 지음/범우 발행ㆍ286쪽ㆍ1만2,000원

고사성어를 통해 중국의 진면목에 접근하고 있는 책이다. 고사성어 풀이는 대개 원전의 맥락을 살피고, 뜻을 풀이한 후, 교훈적인 측면을 서술하는 식이었다. 반면 이 책은 고사성어가 유래한 역사 속의 현장을 직접 답사하면서 그 뜻을 음미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현장의 문화재와 음식, 풍광과 사회적 이슈까지 풍성한 읽을거리를 함께 엮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의 독특한 패러다임은 중국문화에 대한 저자의 오랜 관심과 연구에서 숙성된 것이다. 현재 이화여대 언어교육원 주임강사인 저자 강영매씨는 대만에서 중문학과 일문학 석사를 했고, 연세대에서 중문학 박사를 마친 중국학자이다.

저자는 "매년 중국의 현장을 여행한다"며 "이번에 엮은 내용은 중국문화의 본산이라고 할 만한 하남과 산동 지역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와 현장에서의 상념들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포락지형(炮烙之刑)'을 떠올리는 저자의 발길은 하남성 안양의 은허박물관을 거닌다. 은허박물관 뜰에 유리관으로 만들어진 해골무덤을 보며 '둥근 청동기둥에 기름을 발라 불구덩이 위에 걸쳐 놓고 아래에서 불을 때 기둥을 시뻘겋게 달군 후 죄인에게 맨발로 그 위를 건너도록 한 형벌'과 수많은 무고한 죄인들의 비명을 듣는다.

포락지형 고사의 주인공은 은나라를 멸망으로 몰아간 마지막 왕인 주왕이다. 주왕의 폭정에 이른 저자의 상상력은 주왕과 애첩 달기의 인연, 포락지형을 폐하라는 간언을 하다 달기의 미움을 사 결국 극형을 당하는 비간의 비극, 한 상 푸짐하게 먹고 스스로 분사하는 주왕의 최후 등 역사 속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저자는 그렇게 하남성 안양에서 출발해 호북성 무한에 이르는 여정과 주요 현장사진들을 소개하면서 은나라 망국의 한이 담긴 '맥수지가(麥秀之歌)'를 비롯한 28개의 고사성어를 되새긴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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