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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성상납 이번엔 베일 벗나/ "신인 여배우, 스폰서 요구 거절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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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성상납 이번엔 베일 벗나/ "신인 여배우, 스폰서 요구 거절 어려워"

입력
2009.03.1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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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연예계의 비화와 루머를 소재로 해 큰 인기를 얻었던 SBS TV 드라마 '온에어'. 당시 시청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이 드라마에서 실감나게 그려진 신인 탤런트의 성상납 관행이 현실에서 정말로 벌어지는지에 쏠렸다.

주인공 역의 배우가 데뷔 시절 광고 재계약과 관련해 성적인 접대를 요구받는 장면, 한 신인 배우가 성상납의 희생물이 되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내용 등 이 드라마에서 보여진 것들이 과연 얼마나 진실과 닿아있는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주변의 사람들, 시청자 모두 이 같은 '악행'은 이미 과거에 지나간 일로 보았고 더 이상 현실에서 발견하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장자연이 남겼다는, 잠자리 접대 요구와 폭행 등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문건을 놓고 많은 이들이 드라마 '온에어'의 이야기가 허구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정상적인 스타 발굴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시절, 신분 급상승을 꿈꾸는 여배우 지망생들과 스폰서(돈을 지원하거나 방송 출연을 연결시켜 주는 존재) 간에 업계의 관행처럼 이뤄졌던 성상납이 대형 매니지먼트 기업들이 자리를 잡은 21세기에도 암묵적으로 행해진다는 말들이 심심치않게 들린다.

장자연을 둘러싼 의혹이 그동안 검은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연예계 성상납의 실태를 끄집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성상납까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아직도 대기업 임원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고급 술집에 손님들을 초대해 놓고 자신을 과대포장하기 위해 여자 연예인을 부르는 일이 있다고 들었다"며 "이 경우 연예인이 술을 따르게 하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옷값 명목으로 돈을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매니지먼트가 스타 하나를 잘 키우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외환위기 직후 시절, 무리하게라도 자금을 모아 연예기획사를 차리기 위해 이곳 저곳 손을 빌리던 이들 때문에 신인 배우들의 성상납이 계속되어 왔다는 추측도 있다.

제작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통로로 자금 확보를 할 수 없을 경우 정체를 알 수 없는 돈줄이라도 쥐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돈을 댄다는 스폰서 측에서 신인 배우의 은밀한 접대를 요구해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기도 했다는 소문들이 있다"고 전했다.

모 배우도 "신인들에게 술접대, 성상납을 요구하는 곳은 여전히 있으며 원치 않는 술자리에 나가야 하는 경우는 빈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는 매우 개인적인 일로 장자연을 둘러싼 의혹을 전체 연예계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 매니저는 "대형기획사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보는 눈이 늘었기 때문에 관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성상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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