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외국어고 출신자들을 우대한 사실이 경기지역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실증한 결과 확인됐다고 경기도교육위원회가 15일 밝혔다. 이는 고려대에 대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조사결과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창의, 이재삼 경기도교육위원에 따르면 도내 전체 고교로부터 고려대 수시에 응시한 4,616명의 내신등급 등 관련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내신 등급이 같은 경우 외고 학생들의 합격률이 인문고나 전문고 출신자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내신 1등급에서 외고 출신자는 100% 합격한 반면 인문고는 63.9%, 전문고는 50%로 나타났다.
합격자의 내신 등급 분포를 보면 외고는 3~5등급이 83.5%인 데 반해 인문고는 1~2등급이 74.2%였다.
특히 전 과목 내신이 1등급인 인문고 출신자가 불합격하고 내신 7등급의 외고 출신자가 합격한 사례도 발견됐다.
최 교육위원은 "집계 결과 인문고 출신의 1~1.2 등급자 가운데 26명이 불합격했고 외고 출신의 6~7등급 응시생 58명이 합격했다"며 "이는 특정 학교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도내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특혜 사실을 결정적으로 증명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육자치발전협의회 소속의 두 교육위원은 다른 14명의 협의회 소속 전국 교육위원들과 공동으로 17일 고려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려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한편 대교협은 고려대의 외고 출신자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4차례의 윤리위원회를 거친 뒤 지난달 26일 "고려대가 고교 등급제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고려대도 같은 날 고교 등급제 적용 등 관련의혹을 부인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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