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111타점(1위), 30홈런(2위)을 올리며 롯데에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선물을 안긴 카림 가르시아(34). 가르시아는 삼겹살 애호가로 알려질 만큼 한국 문화에 애정이 깊다.
'벽안(碧眼)의 갈매기' 가르시아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 재현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승부'를 벌인다. A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한 대표팀은 오는 16일 낮 12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가르시아가 이끄는 멕시코와 본선 첫 경기를 갖는다. 멕시코는 13일 쿠바와의 B조 1,2위 결정전에서 4-16(7회 콜드게임)으로 져 한국의 첫 파트너가 됐다.
대표팀은 1998년 이후 국제대회에서 멕시코와 3차례 만나 전승을 거뒀다. 1회 WBC대회에서도 본선 첫 경기에서 멕시코를 상대한 대표팀은 2-1 신승을 거뒀다.
멕시코의 요주의 인물은 역시 가르시아. 이날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선 가르시아는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안타 한 개가 빨랫줄처럼 날아가 오른쪽 담장을 넘긴 솔로 홈런이었다.
전날 호주와의 최종 진출전서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4타점 4득점을 올린 가르시아는 프리드리히 세페다(쿠바)와 함께 홈런 공동 1위(3개)에 올라있다. 타율과 홈런은 3할8푼5리에 5타점. 가르시아를 앞세운 멕시코는 예선 4경기에서 무려 41점(평균 10.25점)을 뽑을 정도로 막강 화력을 뽐냈다.
쿠바, 일본, 멕시코와 한 조를 이룬 대표팀은 첫 단추를 잘 꿰야만 4강행이 수월해 진다. 날이 갈수록 예리함을 더해가는 가르시아의 방망이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
가르시아를 잡을 '필승 카드'로는 '좌완 듀오' 류현진(22ㆍ한화)과 봉중근(29ㆍLG)이 꼽힌다. 류현진은 예선 2경기에서 3과3분의1이닝을 던져 1승을 따냈다. 삼진 4개를 솎아내는 동안 피안타와 볼넷은 각각 2개를 내줬고 실점은 없었다. 특히 가르시아는 류현진과의 국내 맞대결에서 7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맥을 못 췄다.
일본전 설욕의 주인공 봉중근의 성적도 2경기 등판에 1승. 8과3분의1이닝 동안 4사구 없이 5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12일 샌디에이고(4-10 패), 13일 LA 다저스(2-4 패)와의 연습경기 동안 류현진과 봉중근을 아끼며 멕시코전을 준비하게 했다.
한편 이날로 1그룹(일본-쿠바, 멕시코-한국)과 2그룹(네덜란드-베네수엘라, 미국-푸에르토리코) 대진이 확정된 가운데 예선과 마찬가지로 '더블엘리미네이션' 제도가 적용되는 본선은 15일 네덜란드-베네수엘라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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