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건 지음/범우 발행ㆍ448쪽ㆍ1만5,000원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갱단 간부 임이택 살해 혐의로 한국인 이철수 체포 - 1983년 석방'. 일급살인자로 지목돼 사형 선고까지 받은 한 동포 청년이 쓴 누명에 재미동포 사회는 분노와 한의 힘으로 10년을 싸웠다. 그리고 마침내 이겼다. 애국가가 법정을 흔들었다.
모금운동, 연극 상연 등을 비롯해 최근 한국에서의 시위에 필수 항목이 된 촛불시위가 일찍이 1980년대 재미동포 사회에서 목격된 것 또한 저 시간이었다. '재미동포 이철수 구명 활동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은 책 <함께 부르는 노래> 는 이철수씨는 물론 미국의 법률 관계자들, 이 사건을 5년 간 120여 차례 보도한 새크라멘토 유니언 지의 한국인 기자 이경원 등 실제 인물들이 펼치는 한 편의 법정 드라마다. 함께>
그리고 동포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인 미주한국일보 샌스프란시스코 지사 사람들도 사건의 고비마다 심층보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책은 곳곳에 당시의 관련 사진을 비롯해 미주한국일보의 기사, 증언대에 선 증인들의 발언 등 자료들을 게재해 현장감으로 가득하다.
저자 유재건씨는 당시 미국 LA에서 동포를 위한 무료 법률상담 활동을 하던 중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던 이철수씨의 사연을 알게 돼 구명을 위한 후원회장으로 나섰다. 그런 만큼 사건의 전모를 누구보다 똑똑히 볼 수 있었다. 15~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지난해 불출마를 선언하고 라인인터내셔널 등 해외 동포를 위한 법률단체에서 활동중이다. 유씨는 "소수민족 그룹의 승리를 이뤄낸 이철수후원회와 같이 일했던 시기는 내 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무한한 자랑"(111쪽)이라고 썼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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