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고민이 깊다. 4ㆍ29 재ㆍ보선 출마 문제 때문이다. 특히 당내에서 박 대표의 울산 북구 출마론이 급부상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 대표는 아직 재보선 출마 여부를 결심하지 못했다. 휴가 중인 박 대표는 13일 "아직은 정말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핵심 측근은 "이제부터 본격 고민할 것"이라며 "늦으면 2주일, 이르면 1주일 내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의 말을 종합하면 출마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출마 지역이 마땅치 않아 한때 10월 재보선으로 미룰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이번에 승부를 보는 쪽으로 결론지을 기류다. 한 측근은 "10월까지 가면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어디에 출사표를 던지느냐 하는 것이다. 박 대표가 애초 선호했던 지역은 경남 양산으로 알려졌으나 이곳은 4월 재보선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인천 부평 을을 진지하게 검토했었다. 하지만 전날 대법원 판결로 울산 북구 재선거가 결정되면서 이 곳이 박 대표 출마 검토 지역으로 떠올랐다.
한 측근은 "당에서 울산 출마를 건의해오면 박 대표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과 울산을 놓고 본다면 그나마 울산쪽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박 대표도 이날 "언제는 부평 을로 끌고 가더니, 이제는 울산이냐"면서 "아무래도 영남이니 낫지 않겠느냐"고 여운 있는 말을 했다. 다른 측근은 "수도권 표심은 예측 불허이므로 영남권이 승부하기에 낫다"고 말했다.
만일 울산에서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보수 대 진보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해볼 만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물론 박 대표가 울산 재선거에 나선다면 당에서 출마를 권유하고 박 대표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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