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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고려 군사지도'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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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고려 군사지도' 집으로

입력
2009.03.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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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견된 고지도 중 유일하게 현장 지휘관이 직접 제작해 실제 휴대ㆍ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청북변성도(淸北邊城圖)'와 `고려중요처도(高麗重要處圖)' 등 유형문화재가 도난 당한 지 4년 만에 후손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지도 2점과 교지 31점을 시중에 유통시키려 한 장물업자 정모(43)씨 등 3명을 검거하고 이들로부터 문화재 33점을 회수했다고 13일 밝혔다. 회수된 문화재 중 33점 중 8점은 전북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것으로 전북 고창군의 강모(73)씨 집에서 가보로 보관 중이었다.

이번에 회수된 문화재 중 청북변성도는 조선 영ㆍ정조시대 전라도 무장(지금의 고창)에서 태어나 창성부사와 경상좌도 수군절제사를 지낸 수사공 강응환(水使公 姜膺煥 1735∼1795)이 직접 지시해 제작된 것으로 압록강 연안 일대의 국경을 그린 군사지도다. 이 지도는 12폭으로 돼 있고, 매 폭 당 가로 18.4cm 세로 44cm 크기로 접을 수 있어 휴대가 가능하다.

또 각 군현이 선명하게 그려진 지도 상단에는 각 지역의 특성이 세밀하게 적혀있다. 청나라인들이 압록강 일대를 수시로 드나들자 방어의 필요성을 느낀 강응환 공이 직접 화공, 풍수지리가, 측량사에게 지도를 만들라고 지시, 항시 휴대하며 실제 군사 상황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상태 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은 "그간 여러 차례 군사지도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군사지도 특성상 제작자가 비밀로 붙여진다"며 "하지만 청북변성도는 특정된 지휘관이 직접 제작하고 실제 이용한 군사지도로서 발견된 지도 중 유일하다"고 밝혔다.

함께 회수된 고려중요처도 역시 전쟁에 참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군사지도 중 하나로 영ㆍ호남의 연안일대에 산재한 섬들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문화재털이범 김모(52)씨 등 3명은 2005년 10월께 강응환 공의 후손들이 지도 두 점을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 절차 중이란 것을 알고 고택에 침입, 교지 31점과 함께 훔쳤다가 2007년 검거돼 구속됐다.

경찰은 김씨 검거 당시 문화재들은 이미 장물업자에게 넘겨진 상태라 회수를 못하고 있다가 올 초 장물업자들이 유통시킨다는 첩보를 입수, 이들을 붙잡고 문화재도 함께 회수했다.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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