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롤러코스터의 보컬 조원선이 솔로 앨범 '스왈로우ㆍSwallow'로 대중 앞에 섰다. 1990년대 말 베이시스트 지누,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팀을 이뤄 2006년까지 모던록 열풍의 중심에 섰던 롤러코스터의 보컬이, 섬세한 어쿠스틱 기타가 선율을 리드하는 앨범으로 돌아왔다.
대중이 기억하는 롤러코스터의 조원선은 몽환적이면서도 나른한 목소리로 독특한 리듬감을 연출하던 조금은 강한 캐릭터였다.
그런데 팀의 잠정적 휴지기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음반 속의 그는 감미롭기까지 한 목소리로 편안함에 방점을 찍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만난 조원선은 "사람의 모든 감정을 담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가 '스왈로우'라는 단어를 원래 좋아했어요. '삼키다'라는 뜻도 있지만, '가슴속에 담아 두다' '억누르다' '감추다'라는 의미도 있죠. 앨범이 슬픔이나 기쁨 등 단 하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통로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듣는 사람의 현재 감정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는 음악을 하려 했죠. 모든 감정을 꼭꼭 억누르고 감추고 있다가 듣는 사람에게 맞는 음악으로 다가가자는 마음에 스왈로우라는 제목을 신보에 붙이게 된 거죠."
그래서 앨범의 10곡 모두가 따뜻하다. 누가 듣더라도 편안하게 감정이 열리도록 하기 위해서였는지 앨범 커버에 환하게 번진 겨울햇살처럼 현악기 반주가 포근히 귀를 감싼다.
윤상의 목소리와 유희열의 피아노(6번 트랙 '아무도, 아무것도'), 이상순의 일렉기타(5번 트랙 '보낸다'), 김동률 정순용의 깜짝 합창(2번 트랙 '도레미…') 등 내로라하는 동료 뮤지션들의 품앗이도 눈에 띤다.
"이상순의 연주가 저에게 가장 맞고 그래서 기타뿐 아니라 5곡을 그와 공동 작업했죠. 지누까지 참여했다면 롤러코스터와 다를 것 없다는 말도 듣지 않았을까 해요. 팀으로 활동할 땐 연주부터 곡 작업까지 거의 자급자족을 했는데 혼자 일하게 되니까 친한 음악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어요."
이상순의 유학으로 2006년 롤러코스터가 휴지기에 들어가면서부터 가요계는 조원선의 솔로 활동에 촉각을 세웠다. 월드뮤직에 어울리는 독특한 보이스를 앞세워 라틴음악 풍의 앨범을 만들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윤상과의 공동 작업 얘기도 들렸다.
매우 실험적인 앨범이 나온다는 추측도 있었다. 그런데 그의 신보는 왈츠와 보사노바를 조금 담았지만 의외로 둥글둥글하고 대중적이다.
"롤러코스터의 정서를 싹 지우고 솔로 앨범을 만들 순 없었겠죠. 그래도 뭐랄까 예전의 리듬감 위주의 곡 분위기와는 많이 달라졌어요. 전부터 솔로를 하면 그냥 물 흐르듯 편한 음악을 하자는 생각을 해왔어요.
어쿠스틱 기타가 리듬을 리드하는 음악, 사람들이 네오포크라고도 말하는데요, 담백하고 여백이 많게 만들려 했어요. 롤러코스터 때의 일렉트로닉한 느낌을 좋아하셨다면 좀 차분해졌다고 느끼실 것 같아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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