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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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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오해와 진실

입력
2009.03.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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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들이 2010학년도 대입시부터 입학사정관제 전형 확대 방침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 입학사정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점수 위주의 대입 전형을 개선할 '해결사'로 급부상한 까닭에서다. 그런 만큼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최근 한 사석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성적은 제쳐두고 다른 전형요소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성적 반영 없다? NO

입학사정관 전형을 둘러싼 가장 큰 오해는 '성적을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이다. 실제 각 대학과 교육과학기술부에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성적은 아예 안본다는게 사실이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 도입 계획을 내놓으면서 성적 대신 봉사 및 리더십 등 비교과 활동이나 잠재력 부분 평가를 지나치게 부각시킨 탓이다. 이는 100% 잘못된 정보다. 아주대 입학사정관인 이미경 박사는 "입학사정에서 학생이 성취한 학업성적은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잘라 말했다. 대학 수학 능력을 1차적으로 평가할 잣대는 고교 내신성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지원자들이 제출한 내신 성적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은 입학사정관의 1차적 임무"라며 "다만 학생의 잠재된 능력과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성적 이외의 비교과 활동이나 인성,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부분이 기존 사정 업무와 다르다"고 말했다.

학생 선발 전권? NO

일선 고교와 사교육 업계를 중심으로 '입학사정관이 학생 선발을 모두 책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근거 없는 얘기다. 서울 K고 진학담당 교사는 "대학들이 내놓은 계획을 보면 입학사정관이 전권을 쥐고 학생을 뽑는 것처럼 되어있다"고 말했다. 일부 사교육 업체는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반'을 꾸릴 움직임도 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는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교과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이 학생선발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참여 정도는 대학 마다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확실한 것은 합격 여부 결정은 입학사정관이 아닌 대학 측이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은 사정 결과만 통보할 뿐 당락은 학교 측이 최종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정 참여 부분 또한 대다수 대학들이 전임 입학사정관 외에 관련 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비전임 입학사정관을 함께 활용하고 있어 전임 입학사정관들의 독단적인 사정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고교등급제 적용? NO

교육계 일각에서는 미국 유명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하면서 고교 간 학력 차이를 사정에 반영하고 있는 점을 들어 우리 대학들도 그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입 3불(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 정책이 유지되고 있는데다, 국내 고교의 경우 평준화 체제여서 학력차 반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지원자의 성적과 개인 환경, 잠재력 및 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될 입학사정관이 고교등급제를 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하지만 지원자가 제출한 포트폴리오 등을 검증하기 위해 해당 고교를 방문하는 일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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