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22ㆍ한화)이 멕시코 정벌의 선봉에 선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일(16일) 멕시코전 선발투수는 류현진"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김 감독은 선발투수를 대회 규정에 따라 15일 오후 9시에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내외 언론들, 특히 외신들이 집요하게 "내일 선발투수가 누구냐"고 묻자 류현진이라고 흔쾌히 답변했다. 대신 김 감독은 기자회견 때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윤석민(KIA)을 대동했다. 류현진은 아예 기자회견 대상자 명단에서조차 제외한 것이다.
김 감독이 류현진을 기자회견 대상에서 뺀 이유는 하나, 첫 경기 선발투수인 만큼 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류현진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대륙별 플레이오프, 본선 그리고 2009 WBC 아시아 라운드 등 숱한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번 대회 2경기에 등판해 올린 성적은 1승. 3과3분의1이닝을 던져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나이는 이제 갓 스물을 넘겼지만 경험만은 여느 베테랑 못지않은 류현진이다. 그렇지만 본선 첫 경기를 앞두고 생기는 자연스러운 심적 부담만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를 일찌감치 공개한 것은 류현진에게 질문 할 게 있으면 감독한테 물어보라는 의미"라며 "내일 경기가 끝날 때까지 류현진 인터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의 본선 첫 상대인 멕시코는 선발투수로 왼손 올리버 페레즈(28ㆍ뉴욕 메츠)를 확정했다. 페레즈는 지난해 34경기에 등판, 10승7패 평균자책점 4.22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성적은 55승60패 평균자책점 4.39.
강속구가 주무기인 페레즈는 메이저리그 7년 통산 999와3분의1이닝 동안 삼진을 1,027개나 뽑아냈다. 반면 4사구를 576개나 허용했을 정도로 제구력은 불안한 편이다. 페레즈는 지난 9일 호주와의 B조 첫 경기에서 2이닝 7피안타(2피홈런) 4실점으로 7-17 대패를 자초했다.
한편 한국은 2000년 이후 멕시코와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2002년 대륙간컵대회에서는 10-0 7회 콜드게임, 2006년 WBC에서는 2-1, 지난해 올림픽에서는 6-1 승리를 거뒀다.
샌디에이고=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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