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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재보선 공천 갈등/ 정세균-정동영 전화통화 '출마 갈등'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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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재보선 공천 갈등/ 정세균-정동영 전화통화 '출마 갈등' 기로

입력
2009.03.1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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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4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30여분 가량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 출마설이 제기된 이후 살얼음판 위를 걷던 두 사람이 직접 나눈 첫 대화다. 이번 통화로 정 전 장관의 고향(전주 덕진) 출마 문제가 극적으로 봉합될지, 아니면 결국은 내홍의 수순을 밟게 될지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전 장관과 가까운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15일 "정 전 장관이 어제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출마 배경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정 대표가 자신의 출마에 대해 '선당후사(先黨後私)'라고 언급한 데 대해 "애당심은 나도 누구 못지않다. 출마 선언은 민주당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고 당에 들어가면 정 대표를 돕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정 전 장관은 또 "당 지도부의 불출마 뜻을 묵살했다고 하는데 직접적으로 그런 뜻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한 낮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계파간 갈등이나 당의 분열 없이 '연착륙'하고 싶다는 의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 의원은 "정 전 장관이 귀국하는 대로 정 대표를 만나겠다는 뜻을 전했고, 전화 통화도 대체로 웃는 분위기에서 끝났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대표 주변은 분위기가 여전히 완강하다. 정 대표의 측근인 한 재선 의원은 "이미 출마에 부정적인 정 대표 개인의 의견이 담긴 최고위원회의 기류를 전달했는데 정 전 장관이 출마를 강행한 만큼 정 대표가 별 달리 할 얘기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통화 도중 당 지도부의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불편한 마음을 피력했다는 얘기도 돈다.

정 대표 주변에선 두 사람 사이에 냉기류가 계속 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더 많다. 김부겸 이광재 조정식 최재성 등 10명의 의원이 이날 '정 전 장관은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고향 출마선언은 국민 정서와 당원의 바람을 저버린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정 대표는 이날도 말을 아낀 채 고민을 거듭했다. 노영민 대변인에게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한걸음만 나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뜻의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각오를 남겼지만 이게 정 전 장관의 공천배제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공천배제의 강수를 쓰느냐, 아니면 적전분열이란 최악의 사태를 막는 게 우선이냐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모습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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