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예금은 1년간 100조원 이상 늘었고, 펀드는 100만개나 줄었다. 주식에서 돈을 빼 예금으로 갈아타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중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해 말 은행권 수신잔액은 1,13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새 112조2,000억원이나 증가한 것. 저축성 예금의 계좌 당 잔액이 전년말에 비해 44만원 증가한 422만원을 기록했고 정기예금의 계좌당 금액도 3,672만원으로 411만원이 늘었다.
은행예금은 이처럼 늘어난 반면 펀드인기를 뚝 떨어졌다. 2007년엔 지수 2,000선을 돌파한 증시호황으로 은행예금이 주식펀드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현상이 빚어졌지만, 작년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반토막나면서 펀드자금이 오히려 은행으로 역류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주고객인 공모형 펀드의 전체 계좌 수가 1월 말 현재 2,313만1,143개로 1년 전에 비해 99만640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사별로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35만5,910개(8.1%)와 25만631개(8.4%)가 줄어 계좌 수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우리은행 9만1,180개(4.1%), 하나은행 7만935개(4.8%) 순으로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투자자금을 빼 안전 자산인 예금으로 이동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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