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8시30분 서울 지하철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서울역. 출근시간대면 지하철을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는 이용객들로 역사 승강장 등은 발디딜 틈이 없다. 플랫폼과 플랫폼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통로인 환승 계단에 들어서면 서 있기 조차 힘들 정도로 혼잡이 극에 달한다.
한 50대 이용객은 "왜 계단을 오르는 승객들에게만 길을 내 주고 내려가는 승객들은 막느냐. 벌써 몇 분째 계단 앞에 서 있다"라며 공익 요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하루 평균 20만여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서울역(1ㆍ4호선 환승)의 승객은 급증하고 있지만 환승 계단이 한 곳에 불과한데다, 이마저 턱없이 비좁아 대형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서울 메트로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지하철 1호선에서 4호선, 혹은 4호선에서 1호선으로 바꿔 타는 서울역 환승객 수는 1일 평균 9만1,768명(평일 9만6,184명)에 달한다. 더욱이 환승객과 함께 이 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승객까지 포함하면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무려 2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최근 들어 극심한 경제난 가중되면서 가계살림이 쪼들리자 지하철 이용객도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출ㆍ퇴근시간대 대표적인 혼잡역사인 서울역의 환승 계단은 단 한 곳에 불과하고 안전시설도 전무해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호선 플랫폼과 4호선 플랫폼을 잇는 서울역 환승 통로는 현재 상ㆍ하행선 구분없이 폭 5m 가량의 계단과 한 줄 서기용 에스컬레이터가 전부다.
이 때문에 승객들이 가장 많은 출ㆍ퇴근 시간대 1ㆍ4호선 지하철이 서울역에 동시 도착할 경우 환승 계단을 중심으로 수백 명의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극심한 혼잡 현상이 계속 빚어지고 있다.
특히 계단에서 일부 승객이 혼잡한 인파 속에서 넘어지면 주위를 빼곡히 감싸고 있는 사람들도 한꺼번에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승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당역(4호선)에서 서울역을 거쳐 시청역(1호선)까지 출ㆍ퇴근하는 회사원 김모(34ㆍ서울 동작구)씨는 "러시아워때 환승 계단 앞에서만 몇 분씩 지체하다 보면 속이 터질 지경"이라며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승로가 더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서울역 측은 출ㆍ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공익 근무 요원들과 역장까지 총 출동, 환승로를 오 가는 승객들의 안전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환승로 및 우회로 개설 등 실질적인 개선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환승객들의 불편은 물론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는 "환승 통로가 만들어진지 오래돼 시설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데 비해 승객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시설이 승객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역은 리모델링 대상 역이긴 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구체적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출ㆍ퇴근시간대 공익 요원 투입을 늘리는 등 최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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