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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깨는 경제위기… 지구촌이 흉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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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깨는 경제위기… 지구촌이 흉흉하다

입력
2009.03.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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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가 깊어지면서 이제껏 범죄와 무관했던 사람들까지 가해자가 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세계화 및 경제위기로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최신호에서 전했다.

덴마크, 마약 관련 범죄로 고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는 히피와 예술가의 천국인 크리스티아니아 구역이 있다. 1971년 공권력을 최소화한 자유지역으로 지정된 뒤 마약과 개방적인 성문화가 합법적으로 지켜지던 탈주의 장소였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중동 이민자가 늘면서 최근 이 지역 마약 거래를 둘러싸고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이민자의 상당수가 마약 조직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인데 지난 6개월간 총기 사건이 60회나 발생, 3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대부분 마약과 관련한 사건으로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덴마크에서는 드문 일이다.

일본에서는 노인 범죄 증가

일본은 최근 노인 범죄가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전체의 범죄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범죄는 2002년부터 2007년 사이에 2배 증가했다. 2008년 일어난 범죄의 7분의 1은 노인이 저질렀다.

일본에서 노인 범죄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다. 교토대 범죄학과의 한 교수는 "적은 연금으로 살아가기 힘든 노인들이, 도와주는 친척까지 없으면 경제적으로 위기에 몰리고 고립될 수 밖에 없다"고 노인 범죄 급증 이유를 분석했다.

직업 잃은 농민공, 중국의 사회문제

중국에서는 직업을 잃고 사회 주류에서 밀려난 청년과 농민공이 가해자로 변하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문 닫는 회사가 늘면서 '세계의 공장' 광둥성에서만 농민공 200만명이 실직 상태에 빠졌다.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은 생계 곤란을 겪으며 범죄의 세계에 뛰어들거나 체제에 도전하는 세력으로 변할 위험을 안고 있어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공장이 많은 선전 같은 공업도시에서 절도 사건이 점차 늘고 있다.

영국은 화이트칼라 사기 사건으로 골치

영국에서는 화이트칼라의 사기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경찰은 2009년 3월 경제 관련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현재 689명의 경제 사건 용의자를 조사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수백만 파운드의 피라미드 사기극, 영국판 메이도프 사건도 있다.

애리조나, 대담한 폭력 마약 범죄

미국 남서부 국경지역에서 불법 이민자와 연관된 폭력, 마약 범죄는 사실 새로운 게 아니다. 하지만 멕시코가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불똥이 미국으로 튀고 있다. 멕시코 정부의 엄격한 단속으로 마약 수익이 대폭 줄자 멕시코 범죄 조직은 납치와 강탈 등 다양한 폭력 사건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국경을 접한 미국 애리조나 주도 피닉스에서는 2007년부터 2008년 중반까지 560건의 납치 사건이 발생하는 등 폭력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340명이 자신의 집에 있다가 납치될 정도로 범죄가 대담해지고 있다. 불법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와 고문, 강간도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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