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된 20대 택시기사가 무차별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난 충북 제천지역이 '에이즈 공포'에 휩싸였다. 에이즈 검진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고 유흥주점, 노래방은 물론 일반 음식점과 택시업계까지 때 아닌 찬바람을 맞고 있다.
에이즈 감염 택시기사 전씨의 행각이 알려진 13일 하룻동안 남녀 50명이 시보건소를 찾아와 에이즈 검사를 받았다. 평소 같으면 하루 2,3명의 유흥업소 종사자가 정기 검진을 받는 정도다.
휴일인 14, 15일에도 7명이 검사를 받았다. 제천시보건소는 에이즈 검사 희망자가 몰리자 가용인력을 총 동원해 휴일에도 검진 업무를 계속했다. 전화 상담도 폭주해 보건소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유흥업소 출입이 잦았던 30, 40대 남성들의 전화가 많다"며 "에이즈 감염 경로나 확률을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검사를 받은 사람은 유흥업소 34명, 일반 여성 7명, 남성 16명으로, 1차 에이즈 바이러스 항체검사에서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지역 유흥업계는 된서리를 맞았다. 전씨가 주로 유흥업소 여종업원이나 노래방 도우미 등을 상대로 성접촉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제천 도심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최모(40)씨는 "에이즈 이야기가 나돈 13일 이후 단 한명의 손님도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제천=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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