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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푸시'

입력
2009.03.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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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종말을 막기 위해 활약하는 영웅들이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세상을 지켜온 감시자들이 은퇴 후 일어난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다시 결집하고('왓치맨'ㆍ상영중), 2,000년 만에 나타난 대마왕과 싸우기 위해 '드래곤볼'(상영중)을 지키는가 하면, 초능력자들을 악용하는 정부기관에 스스로 맞서기 위해 나선다('푸시'ㆍ19일 개봉). 만화같은 영상과 초능력이 스크린에 가득하다.

'왓치맨'이나 '드래곤볼'과 달리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 않았다고 해서 '푸시'가 다르지는 않다. 염력으로 물건을 움직이고(무버) 미래를 내다보고(워처) 타인의 정신을 조작하고(푸셔) 어디 있든 추격(스니프)하거나 추격을 막는(셰도우) 등 다양한 종류의 능력자들이 몸을 날리고 총을 하늘 높이 띄워 몰래 접근시키고 자기편에게 총구를 들이밀도록 조종하면서 싸움을 벌인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에서는 영화 개봉 후 거꾸로 만화가 출간됐다.

이처럼 다양한 초능력자들의 등장은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 로빈이 한꺼번에 나오는 슈퍼 히어로 만화와 같다. 장단점이 다른 능력을 동원해 치고 막는 대결 양상을 복잡하게 보여주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절대강자 슈퍼맨 없이 어떻게 승부가 날 수 있을까. 미래를 내다보는 워처들끼리의 대결에서 과연 누가 선수를 칠 수 있는지, 능력자들을 속이기 위한 전략이 어떻게 통하는지, 따지고 들면 '푸시'는 허점이 많은 영화다.

그러나 만화처럼 여기고 상상력으로 빈틈을 메워버리면, 관객은 '아이 엠 샘'에서 자폐증 아빠의 천진한 딸 역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다코타 패닝(워처 캐시 홈즈 역)의 귀여운 술주정 연기와 초능력자다운 카밀라 벨(푸셔 키라 역)의 독특한 눈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폴 맥기건 감독. 15세 이상.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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