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의 브랜드 싸움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의 'T', KTF의 '쇼', LG텔레콤의 '오즈' 등 브랜드를 앞세운 이통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급기야 간판 전쟁으로 번졌다.
LG텔레콤은 12일 전국 1,700여개 직영점 및 대리점 간판을 다음달 말까지 모두 브랜드 이름인 '오즈'로 바꾸기로 했다. 사명은 오른쪽 한 켠에 작게 들어간다. 오즈는 SK텔레콤의 T, KTF의 쇼처럼 영상 통화와 빠른 속도의 무선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한 LG텔레콤의 브랜드이다.
여기 맞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사용한 친환경 간판을 도입하고, 매장 내부도 방문객이 휴대폰으로 각종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바꿀 계획이다. 김재현 LG텔레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간판과 매장 변경은 새롭게 변화하는 대표 브랜드를 부각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F는 2007년 초 각각 전국 대리점 간판을 T와 쇼로 바꿨다. 특히 KTF는 간판에 아예 사명이 없다. KTF 관계자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사명을 감추고 제품명만 강조한 도요타의 렉서스를 벤치마킹 한 것"이라며 "KTF 매장인 줄 모르고 방문한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통사 브랜드 싸움의 특징은 회사 이름을 브랜드 뒤로 감췄다는 점이다. 사명보다는 영업 활동으로 직결되는 브랜드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기존 사명이 갖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지울 수 있다는 점도 브랜드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다. KTF의 경우 쇼를 내세워 회사가 안고 있던 '만년 2위'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냈다. LG텔레콤 역시 3세대 이동통신 브랜드를 강조해 SK텔레콤과 KTF 못지않게 앞서 나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대리점 간판 등에 브랜드 이름을 강조하는 것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며 "그만큼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