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아산공장 위원회(의장 김영상) 소속 노조 간부들이 도박사건에 연루된 노조간부를 징계하는 공식 모임에 참석한 뒤 숙소에서 또다시 도박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12일 집행부가 총사퇴했다.
현대차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아산공장 한 노조간부가 충남 아산에서 사기도박 사건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올해 1월 19일 울산에서 열린 노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해당 노조간부에 대한 조합원 제명 결정이 내려졌다.
400여명에 이르는 현대차지부 전 대의원이 참석한 이날 대회에서는 노사가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전주공장 주간2교대에 대한 세부협상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쟁의발생도 결의했다.
하지만 동료 노조간부를 징계한 이날 대의원대회가 끝난 뒤 아산공장 위원회 집행부와 대의원 등 10여명은 울산의 한 숙소에서 또다시 도박판을 벌였고, 이 사실이 한달 여가 지난 2월 20일 아산공장 현장조직 대자보에 실리면서 파문이 커졌다.
노조 간부들의 잇단 도박사건으로 집행부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현장 조합원 사이에서 비난여론이 비등해지자 위원회 김영상 의장은 12일 노조소식지 '위원회소식'을 통해 "노조의 도덕성을 실추시키고 조합원의 불신을 일으킨 (도박)문제와 관련해 책임지겠다"며 집행부 총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을 포함, 아산공장 위원회 소속 간부 10여명은 지난해 1월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3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번 집행부 총사태가 노조 내부 원인에서 불거졌지만 올해 노사협상을 앞두고 이미 쟁의행위 결의 절차까지 밟은 상태여서 노조의 협상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아산위 내부 문제며 자체적으로 총사퇴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위원회가 조만간 운영위를 열어 9월까지 임기를 채울 새 집행부 구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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