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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수 칼럼] '가장 행복한 나이'는 50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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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수 칼럼] '가장 행복한 나이'는 50살

입력
2009.03.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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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이 80에 어떤 사람은 휠체어를 타고, 어떤 사람은 스키를 탈까. 노화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기능 저하는 피할 수 없는 걸까. 아니면 노력으로 조절이 가능할까.

미국의 맥아더 재단은 10여 년에 걸친 노화에 대한 연구보고서 '성공적인 노화'를 최근 내놓았는데, 노화란 유전의 문제이기보다 라이프 스타일의 문제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25세~50세는 '청춘기'

노인은 여러모로 기능이 떨어지고, 혼자 생활하기 어렵고, 치매에 걸리고, 심각한 허약증과 골다공증 등을 겪는다는 생각은 상당부분 잘못되었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주장한다. 치료와 노력으로 예방할 수 있고, 호전과 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노인은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의 노인들 중 5%만이 양로원에 가고 지난 수년간 그 수치가 늘지 않고 있다. 치매에 걸리는 노인은 10%에 불과하고, 치료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맥아더 재단은 이런 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인생 주기'를 내놓았는데 1~25세는 교육시기, 25~50세는 청춘기, 50~75세는 중년기, 그리고 75세가 되어야 비로소 노년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인생주기'는 많은 나이 든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할 것이다. 노년이라고 생각했던 내 나이도 새 주기에 맞춰보니 '중년의 중간'을 살짝 넘겼을 뿐이다.

맥아더 재단에서 출판한 또 다른 책 '더 나은 인생을 위하여'에 의하면 유전보다는 생활방식과 환경이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지위, 수입, 고용조건, 습관, 건강관리, 인종, 스트레스 등이 건강과 장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중산층이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되지만, 요절(夭折)하는 비율을 보면 중산층이 상류층의 2배, 저소득층은 3배나 된다.

교육수준과 경제수준이 높고 직업과 주거가 안정되고 저축이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저임금, 열악한 주거, 불안한 미래,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장수나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기 어렵다. 단순한 생활을 하는 바닷가나 시골에 흔히 장수 마을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여유 있고 안정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이 장수한다.

하버드 대학의 한 연구는 인간이 보다 건강해지고 일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지난 세대가 겪던 '중년의 위기'가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미국인 1만5,000명을 8년 동안 관찰한 것에 의하면 중년은 젊었을 때보다 오히려 행복한 시기다. 과거의 중년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자 노년이 눈 앞에 왔다는 생각으로 허무감에 빠지는 나이였지만, 오늘의 중년은 인생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시기다. 중년 이후에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도 많다. 50살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501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0.3%를 차지했다. 1년 동안 노인인구가 20만2,000명이나 증가하고, 비율도 0.4%포인트 올라갔다. 2000년 노인인구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는데,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 사회가 될 전망이다.

노인복지 예산은 1998년 1,691억으로 전체 예산의 0.2%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2조619억으로 예산의 1.2%를 차지했다. 건강보험의 노인의료비는 2002년 3조6,815억으로 전체의 19.3%였는데, 2007년에는 9조813억으로 28.2%나 차지했다.

노년에 대한 다각적 연구를

이미 전체 인구 10명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고, 5명 중 1명이 노인인 시대가 오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노년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해야 한다. 돈 건강 복지 주거 문화 등 모든 인생의 문제들이 포함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50세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장명수 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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