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의 두 왼손투수 류현진(22ㆍLG)과 봉중근(29ㆍLG)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김광현(21ㆍSK)의 깊은 슬럼프 탓에 한국은 4강 진출 티켓이 걸린 본선 첫 두 경기에서 '신(新) 원투펀치' 류현진과 봉중근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게 됐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 오른 한국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와의 평가전에서 장단 14안타를 맞고 4-10으로 대패했다.
한국으로선 대패보다 선발 김광현의 부진이 더 아팠다. 김광현은 2와3분의2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7일 아시아 라운드 일본전에서 1과3분의1이닝 7피안타(1홈런) 8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부진이다.
캠프 때부터 직구 구위가 살아나지 않아 고민이었던 김광현이 이날도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한국은 본선 첫 두 경기 선발로 류현진과 봉중근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라운드에서 류현진은 3과3분의1이닝 2피안타 무실점, 졸지에 '의사(義士)'가 된 봉중근은 9일 일본전에서 5와3분의1이닝 무실점 등 두 경기에서 8과3분의1이닝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국내무대에서와 마찬가지로 류현진은 강속구와 서클체인지업, 봉중근은 안정된 컨트롤과 각도 큰 너클커브가 주무기다. 둘은 아시아 라운드에서도 주무기를 앞세워 대만과 일본을 무장해제 시켰다.
A조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의 첫 상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3일 B조의 쿠바-멕시코의 순위 결정전에서 진 팀이 한국의 첫 상대가 된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쉽진 않겠지만 류현진 봉중근이 아시아 라운드 때만큼만 던져준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경기 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김광현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선발 등판 시켰는데 공이 높다 보니 얻어맞았다"며 "쿠바나 멕시코나 전력은 엇비슷하다고 본다. (좀더 고민해서) 어떤 팀에 어떤 투수를 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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