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위대의 경찰 집단 폭행과 관련, 일선 경찰서장이 "차라리 전쟁 상황이라면 마음껏 진압했을 텐데 그럴 수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은 9일 오전 11시쯤 시위대에게 맞아 영등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경비과 김모(26) 순경을 위로 방문한 자리에서 "1980년대엔 백골단 등이 투입돼 심하게 시민을 진압하고 폭력적 방법도 동원했지만 요즘은 누가 그러느냐. 어떤 집회를 봐도 경찰이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문을 연 뒤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말을 들은 김 순경은 별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고, 이 서장과 함께 온 부하 직원 3명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서장은 병실에서 10여 분 정도 머물다가 김 순경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자리를 떴다.
논란이 일자 이 서장은 "주말마다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 방법은 잘못된 것이다. 군사 작전이라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경찰 작전은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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