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선택한 '부드러운 리더십'이 72일 만에 실패했다.
흥국생명 이승현 감독이 11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12월30일 사령탑에 오른 이승현 감독은 프로배구 최단명 감독이란 불명예를 안고 퇴진했다. 흥국생명은 어창선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
흥국생명은 1위를 달리던 지난해 12월29일 황현주 감독을 경질했다. 흥국생명이 밝힌 경질 이유는 부상자 관리 소홀과 지나친 승부 집착. 비난이 쏟아졌지만 흥국생명은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세화여고 이승현 감독은 온화한 성격을 가졌다는 이유로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
그러나 1위였던 순위가 3위로 추락하는데 딱 67일이 걸렸다. 흥국생명은 지난 5일 현대건설에 지면서 3위로 떨어졌다. 교사 신분으로 지도자의 꿈이라는 프로 감독이 됐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사흘간 고민하던 이승현 감독은 8일 GS칼텍스전 패배 이후 사의를 표명했다. 3일을 3년보다 길게 느꼈던 이 감독은 결국 불명예 퇴진을 결심했다.
한편 어창선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흥국생명은 이날 천안에서 현대건설을 3-0(25-21 25-17 25-15)으로 이겨 플레이오프(2위-3위) 진출을 확정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KEPCO45에 두 세트를 먼저 뺏기며 고전했으나 높이를 앞세운 중앙 공격과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3-2(23-25 21-25 25-1 25-16 15-12)로 진땀승을 거두고 선두를 지켰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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