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훈련을 견뎌 내려고 보약까지 먹었습니다."
11일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15기 소방간부후보생 졸업ㆍ임용식. 대통령상을 수상한 정숙경(32ㆍ여ㆍ사진) 소방위에게 이날은 더욱 뜻 깊었다. 서울 송파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있는 동갑내기 남편 홍성민 소방사를 따라 자신도 소방관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소방서에 배치된 정씨는 2004년 결혼 후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그런 그가 소방관을 꿈꾸기 시작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07년 1월 소방공무원이 된 남편과 동료들의 모습을 자주 보면서 소방관들의 헌신과 열정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현실이 됐습니다."
남편과 떨어져 충남 논산의 시댁에서 딸 지효(4)를 돌보며 1년 남짓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한 끝에 지난해 3월 4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1년 간의 합숙 교육과정에서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남성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체력. 그는 "소방직은 체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며 "수상, 항공, 산악 구조훈련이 너무 힘들어 보약까지 먹어가며 견뎠다"고 말했다. 정씨를 포함, 이날 임관한 여성 3명 모두 같음 마음이었다.
요리가 취미라는 그는 "무사히 교육을 마친 것도 기쁜데, 큰 상까지 받게 돼 영광"이라며 "여성의 감성을 더해 대한민국 소방이 부드러움 속에 강한 이미지로 국민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씨를 비롯해 이날 소방위로 임관된 37명은 일선 119 안전센터장, 구조대장 등의 보직을 받아 재난현장을 누비게 된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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