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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내수 위축에 일정부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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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내수 위축에 일정부분 영향"

입력
2009.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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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국민연금을 노후를 대비한 저축 대신 세금이나 공과금 등 의무적 지출로 여기며,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소비 감소와 내수 위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국민연금이 노동공급과 저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600여 가구의 국민연금 가입 전후의 소비ㆍ저축 행태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 가입에도 불구하고 개인 저축률은 변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연금은 저축의 일종이므로 연금에 가입하면 그 이후에는 보험료에 비례해 저축이 줄어든다는 기존 경제이론과 배치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에는 보험료의 20~80% 가량 개인 저축액이 줄어든다.

노동연구원은 1998년 현재 국민연금 미가입 664개 가구 중 99년 가입한 142개 가구와 그렇지 않은 522개 가구의 행태를 비교했다.

1998~2000년 기간에는 국민연금이 저축률을 오히려 0.97%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1년과 2002년에는 저축률을 각각 0.81%와 4.1% 내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홍민기 연구위원은 "평균적으로 봤을 때 국민연금은 개인저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국민연금이 저축행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저소득층의 경우 원래부터 저축여력이 없는 상태였고, 중산층 이상은 국민연금에 대한 기대가 낮고 자녀 상속 등의 이유로 저축률을 줄이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박사는 "매년 수 십조원이 넘는 국민연금이 유휴자금으로 쌓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최악의 경기침체기인만큼 연금을 활용한 다양한 내수 활성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년 가량 한시적으로 국민연금 징수를 유예하는 것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밖에도 미국의 퇴직연금(401k)처럼 일정 액수의 적립금이 모이면 집을 살 때 연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도록 하는 등 연금의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별 가입자가 이미 납부한 연금을 활용하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지급이 본격화하면 26~40세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주당 약 5.1시간 늘어나는 반면, 41~60세 노동시간은 2.7시간 감소하는 등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홍민기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지급은 중년층 이상의 근로유인을 감소시키며, 중년층 이상 근로자가 덜 일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은 20~30대가 메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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