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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ADHD, 행동치료보다 약물치료가 '한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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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ADHD, 행동치료보다 약물치료가 '한수위'

입력
2009.03.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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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베이징 올림픽에서 마이클 펠프스가 수영 8관왕에 오르면서 일약 영웅으로 부각됐다. 특히 펠프스가 수영으로 어린 시절 앓았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극복했다는 성공담으로 인해 ADHD를 앓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펠프스가 그랬듯이 ADHD를 수영 등의 행동치료로 이겨내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펠프스가 마리화나를 흡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행동치료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최근에는 또한 국내 한 대학교수가 ADHD 치료에 도움 되는 컴퓨터게임을 개발했다고 한다. 우리 소아청소년의 6.5%(55만명)가 앓는다는 ADHD를 과연 어떤 방법으로 치료해야 할까.

■ 행동치료 효과 여전히 의문

정신과 전문의들은 "펠프스처럼 어린 시절 수영 등 행동치료로 ADHD를 극복한 경우는 세계적으로 손꼽을 만큼 흔치 않다"고 말한다. 그나마 펠프스가 마리화나를 흡입한 것으로 인해 그의 ADHD 증상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이지 치료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ADHD 치료효과가 있다는 컴퓨터게임도 아직 효과를 확신할 수 없는 듯하다. 이 컴퓨터게임은 약물치료를 하면서 게임이 부가적인 치료효과가 있는지를 비교한 것이라고 하니 약물치료를 대신할 만한 근거는 부족하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다른 치료가 약물치료를 대신할 수 없다"며 "증세가 오래 지속돼 대인관계와 자존심 등에 문제가 생겼다면 사회심리치료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신보건원(NIMH)이 몇 년 동안 진행한 'ADHD 치료의 다양한 방법적 접근(MTA)' 연구에 따르면 행동치료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약물치료보다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

유명한 행동치료 연구가인 제임스 스완슨 UC어바인 교수가 직접 고안한 행동치료법과 약물치료를 비교한 결과, 약물치료가 훨씬 효과가 뛰어나 행동치료를 포기하고 약물치료법으로 돌아섰다.

■ 뇌신경활성화제 약효 뛰어나

ADHD는 약물에 대한 반응이 가장 좋은 정신과 질환이다. 70% 이상의 환자들이 한 가지 약물로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것이 뇌신경활성화제(stimulants)다. 그 중에서도 메칠페니데이트 성분이 가장 널리 쓰인다.

이외에 암페타민 계열 약물들이 ADHD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서는 처방되지 않고 있다. 메칠페이데이트 성분 약물에는 콘서타(얀센) 등이 있다. 콘서타는 약효가 12시간 일정하게 지속되므로 하루 1~2회 복용만 하면 된다.

또한 ADHD 치료에 항우울제와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차단제가 쓰인다. 항우울제인 세로자트(GSK)와 웰부트린(GSK)이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ADHD 치료제로 적응증을 받지 못했다. 스트라테라(릴리)가 유일하게 ADHD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약은 뇌신경활성화제를 쓰지 못하는 환자들이나 약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주로 쓰이면 투렛(tourette)이나 틱(tic) 장애를 악화시키지 않고 ADHD를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항우울제 특성 상 약효가 3주 정도 지나야 나타난다. 최근에는 자살 충동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부작용 경고 최고 수준인 블랙박스 경고를 추가했다.

이밖에 페몰린(한국파마)과 프로비질(중외제약) 등이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페몰린은 약효가 떨어지고 간 독성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프로비질은 아직 국내에서 ADHD 약으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뇌신경활성화제는 70% 이상의 환아에게 약효가 나타나지만 투렛이나 틱 장애가 있으면 이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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