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특수로 서울 명동 일대에 일본 쇼핑객이 넘쳐 나면서 루이비통 핸드백, 비비크림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소리소문 없이 중국 특수도 만만치 않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설화수'가 중국 고위 관료를 겨냥한 로비용 상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 내 설화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1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서울 소공동 본점 설화수 매장의 중국인 매출 비중이 최근 10%까지 올라섰다. 1인당 평균 구매단가는 100만원으로, 많게는 400만원 어치를 한꺼번에 구매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화수 매장 한소희 매니저는 "일본인들은 구경은 많이 해도 사지는 않는 편인데, 중국인들은 잡지 등의 상품광고를 프린트해와 그대로 다 달라고 요구하는 등 한꺼번에 2,3개씩 구입한다"고 전했다.
에센스는 8만원, 비누 한 장 4만원 대의 고가임에도 설화수가 잘 팔리는 이유는 중국 사모님들 사이에서 서양 화장품에 비해 동양인 체질에 잘 맞는 고급 한방제품이라는 점이 크게 어필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중국인 고정씨는 "중국은 ??시(關係)문화가 상당해서 고위층에게는 당사자보다 부인이나 어머니용 선물을 주는 것이 더 높이 평가 받는다. 설화수가 고급화장품이라는 소문이 퍼진데다 중국 본토엔 아직 매장이 없기 때문에 한국 방문객에겐 빠짐없이 설화수를 사달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환율 영향도 크다. 현재 설화수는 홍콩과 대만에 진출해있는데, 홍콩에서 홍콩달러로 사는 것보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제품당 15% 정도 가격이 더 싸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인기에 힘입어 내년께 중국 본토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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