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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6개월/ "IMF 때보다 힘들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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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6개월/ "IMF 때보다 힘들다" 아우성

입력
2009.03.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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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가 우리경제에 준 충격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위기 초기만 하더라도 대부분 "제2의 외환위기는 없다"고 예상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은 "IMF 때보다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경제 위기라는 현상은 IMF때와 유사하지만, 위기의 본질이 다르고 위기 탈출의 해법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발 위기로 실물경제 초토화

IMF와 글로벌금융 위기는 금융위기에서 출발해 실물경제에 충격을 줬다는 점에서는 닮은 꼴이다. 1997년 IMF 사태를 맞은 계기는 같은 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금융 위기때문. 아시아에서 극심한 달러난이 시작되자 단기로 대규모 달러 빚을 내서 장사를 하던 국내 대기업들이 도산하고, 외환보유고마저 바닥을 드러내며 결국 IMF에 경제주권을 넘겨주게 됐다.

이번 위기도 진원지는 금융이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을 지탱하던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부실화되자 관련 파생상품을 팔던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들이 한꺼번에 무너졌고, 전세계의 금융시스템 자체가 붕괴하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전세계의 돈줄이 마르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사실상 마비되며 충격에 빠졌다.

금융위기 이후 환율폭등→주가폭락→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전개 과정도 빼다 박았다. IMF 구제금융 이후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900원대에서 1,900원대까지 2배 가까이 치솟았고, 코스피지수는 700대에서 350대로 반토막이 났다. 이듬해 경제성장률은 -6.9%를 기록하며 근대화 이후 최악의 역성장을 했다.

이번에도 비슷했다. 리먼사태 전까지 1,500대를 지키던 코스피지수는 900대초반 까지 폭락했고, 1,100원을 왔다갔다 하던 환율은 1,500내외로 올랐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4분기에 -5.6%(전분기 대비)로 떨어지며 '제2의 외환위기' 상황을 맞았다.

위기탈출 전망, IMF때보다 어둡다.

위기의 출발은 IMF체제 때와 비슷하지만 위기의 질은 전혀 다르다. IMF 때는 단기적인 충격의 강도는 컸지만 위기 탈출도 빨랐다. IMF위기가 동아시아 일부의 '달러난'이 문제였을 뿐 미국과 유럽 등 세계경제의 체력은 튼튼했기 때문. 덕분에 마이너스 성장이후 이듬해인 1999년에는 9.5%의 고성장을 이룩하며 회복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IMF 때와 다르다. 경제 기초체력이 IMF때보다 강한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세계 경제의 동반 추락이다. IMF 때 우리 경제의 회복에 '보약'이 돼 주었던 미국 경제는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이 -6.2%를 기록해 붕괴 직전에 놓였고, 세계경제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존도가 우리 경제로서는 기댈 언덕도 없고, 탈출구도 막힌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전 세계가 침체에 빠져 있어 환란 직후처럼 수출 개선을 통한 V자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내수 부양에 나서고 민간 부실을 정부로 이관시키는 작업이 신속하게 진행해야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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