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4번 타자 김태균의 맹타와 봉중근의 일본전 호투는 야구팬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허술한 내야 수비와 주루 플레이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 수비 불안과 추신수
한국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유격수 박진만(삼성)을 앞세워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그러나 박진만이 부상으로 빠진 현재 내야수비는 불안하기만 하다.
유격수 박기혁(롯데)은 7일 일본전 2-4로 뒤진 2회 무사 만루에서 아오키 노리치카의 땅볼을 병살 처리하지 못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선발 김광현이 무라타 슈이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일찌감치 패배가 결정됐다. 3루수 이대호(롯데)의 수비 불안도 골칫거리다.
김인식 감독은 "이대호가 3루 수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7일 일본전 4회 무사 2루서 나카지마 히로유키의 타구를 놓치면서 의기소침했다. 이에 김 감독은 8일 중국전부터 이범호(한화)를 3루수로 기용했다. 이대호가 3루수로 나서지 못하면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이대호 둘 중 한 명은 벤치를 지켜야 한다. 이는 타선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양날의 칼 주루플레이
한국은 발 빠른 주자가 많아 '달리는 야구'를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시아 예선에서 욕심이 넘쳤는지 득보다 실이 많았다. 9일 일본전에서 한국은 주루사가 무려 5개나 나왔다.
숨막히는 1점차 승부에서 나온 주루사는 경기의 흐름을 끊어 자칫 잘못하면 역전패를 자초할 뻔했다. 김 감독은 "주루 플레이 미숙으로 득점할 기회를 놓쳤다. 앞으로 꼭 고쳐야 할 문제다"고 고백했다.
■ 엇박자 타선과 마운드
한국 타선은 2번 정근우(0.333)를 시작으로 3번 김현수(0.385) 4번 김태균(0.417)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러나 박경완(0.100)과 박기혁(0.167) 등 하위타선의 부진은 아쉽다.
빅리거 추신수(0.143)의 힘 빠진 방망이와 에이스 김광현의 풀 죽은 어깨도 풀어야 할 숙제. 추신수와 김광현 등 아시아 예선에서 부진했던 선수가 살아나야 본선에서도 승산이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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