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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6개월/ 美·유럽 "은행 국유화가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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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6개월/ 美·유럽 "은행 국유화가 살 길"

입력
2009.03.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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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브러더스 몰락의 후폭풍은 거셌다.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는 유럽 등 전세계를 덮치며 각국의 금융산업을 고사 직전으로 몰아갔다. 각국 정부는 돈줄이 막혀 파산 또는 지급 불능 위기에 처한 금융기업들에 유일한 구원투수였다.

각국 정부는 은행들에 빚보증을 서주고, 예금 지급도 책임지고 보장하겠다고 경쟁적으로 발표했다. 심지어 부실 은행 등 금융기관 파산을 막기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 부어 지분 인수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씨티은행처럼 대형 은행이 붕괴할 경우, 후폭풍을 감당하느니 '국유화'라는 독한 처방이라도 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미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 월스트리트는 천문학적 구제금융을 투입하고 있다. 7,000억달러 구제금융 자금이 머지않아 바닥날 지경. 미 정부는 450억달러 자금을 지원해준 씨티그룹이 주가폭락과 위기설에 시달리자 사실상 국유화 조치를 취했고, AIG는 앞서 1,500억달러를 지원했으나 추가로 300억달러를 더 지원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도 영국 정부가 핼리팩스뱅크 오브 스코틀랜드(HBOS),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등에 370억파운드를 투입하고, 독일과 프랑스 정부도 각각 은행 자본확충에 800억유로, 400억유로씩 지원하기로 하는 등 강력한 구제조치를 취했다.

대형은행의 국유화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될수록 확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주 로이드 은행의 지분을 43.5%에서 65%로 확대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국유화 수순을 밟고 있다. HBOS를 인수하면서 손실을 키운 로이드를 정부가 생사의 기로에서 살려줬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2월 노던록을 시작으로, 금융위기 이후에는 브래드포드 앤 빙글리, RBS도 국유화했다.

독일 정부는 독일 최대 모기지대출은행인 히포레알에스테이트를 국유화하기 위해, 은행 국유화를 허용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케스데파르뉴-방크포퓔레르 합병으로 탄생하는 거대 은행에 최대 50억유로를 투입하고 우선주 지분 20%를 확보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글리트너, 랜즈방키, 카우프싱, 스트라우머-부다라스 등 4대 대형은행이 모두 정부로 넘어가는 비운을 맞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과 유럽 각국이 금융기관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조달러(1,6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앞으로도 금융기관의 손실을 메우고 파산을 막기 위한 구제금융은 불어날 수밖에 없어,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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