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극도로 제한돼온 줄기세포 연구를 사실상 지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9일 오전 미국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재정지원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제정한 줄기세포 연구 제한 행정명령을 폐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국립보건원은 줄기세포 관련 연구 지원 방안과 관련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향후 120일 안에 마련할 예정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60여종의 줄기세포 가운데 21개에 한해 제한적으로 재정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으며 그 결과 지난 8년간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답보 상태를 빚어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과학기술자문위원회의 해럴드 바머스 공동 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에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최고 과학기술자를 보유한 미국의 과학정보가 대중과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준과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혀 이 분야 연구에 대한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생명을 둘러싼 윤리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CNN은 “줄기세포를 만들어내자면 인간 배아를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종교적, 인도적 논쟁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정부의 과학적 결정에 정치적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머스 위원장은 이에 대해 “부시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정치적 결정이 과학적 결정에 영향을 미친 사례”라며 “미국 정부는 과학자의 의견이 무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