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냉방용 가전인 에어컨이 봄철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에 따르면 1~3월에 팔리는 에어컨 판매량이 연간 판매량의 17~20%에 이른다. 날도 쌀쌀한데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가 뭘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업체들의 차별화한 마케팅이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매년 1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에어컨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여름철과 달리 이 기간에는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LG전자의 경우 100명을 추첨해 100만원씩 주거나 해외 여행을 보내주고, 삼성전자는 20만원의 상품권 및 1대 가격에 2대를 구입할 수 있도록 가격을 할인해준다.
또 봄 예약 기간에 신제품이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그것도 300만~4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군이 대거 선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봄에는 그 해 주력 제품들을 선보인다"며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들을 집중 홍보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피겨 선수 김연아 광고로 유명한 '바람의 여신', LG전자는 스와로브스키의 보석 장식이 첨가된 '스와로브스키 와인 드레스 포에버'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원하는 시기에 제품을 바로 설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보통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대기 수요 때문에 설치하려면 1주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봄 예약 기간에는 원하는 날짜를 지정해 제품을 설치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봄철 이사나 결혼 날짜에 맞춰 설치일을 지정해 구입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황사가 심해지면서 공기 청정기를 겸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전업체들이 봄에 에어컨 판매를 집중하면서 여름에는 실수요 제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즉,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벽걸이 에어컨이나 보급형 제품 위주로 판매를 강화하는 것. LG전자 관계자는 "에어컨 봄철 예약판매는 한국에만 있는 마케팅"이라며 "우리 기후 변화가 급격하게 바뀌다 보니 에어컨 판매 또한 예약 판매 위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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