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이승엽(33)이 무력시위를 벌였다. 말없이 오로지 방망이로 보여줬다. 경쟁자는 물론이고 이승엽을 탐탐지 않게 생각하던 수석코치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승엽은 10일 야마구치현 슈난구장에서 벌어진 히로시마와의 시범경기에 1루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의 불꽃 방망이를 휘둘렀다. 앞선 4경기에서 9타수 2안타에 그쳤던 이승엽이지만 이날 3타수 3안타로 시범경기 타율을 4할1푼7리로 끌어올렸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우완 선발 오다케로부터 중전안타를 뿜으며 선취 3득점의 징검다리를 놓았던 이승엽은 3회 무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왼손 구원투수 시노다를 두들겨 우월 2점 홈런(비거리 125m)을 터뜨렸다.
이승엽의 공식경기 홈런은 지난해 9월27일 한신전(시즌 8호) 이후 164일 만이다. 이승엽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왼손투수 사이토에게 중전안타를 뿜은 뒤 소다로 교체됐다.
이날 이승엽의 맹타는 주전 1루수 사수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요미우리는 시범경기를 통해 새 용병 에드가르도 알폰소를 2루수로 테스트하고 있지만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 사령탑인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대신해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이하라 수석코치는 "알폰소의 수비에 문제가 많다. 1루와 3루에서 경쟁을 시켜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이승엽에 대해서 "지금 상태라면 하라 감독도 좋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한편 요미우리는 6-9로 역전패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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