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수감 중인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모씨가 옥중에서 세계 금융위기를 분석하고 한국경제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써 재판부에 제출했다.
변호인 김갑배 변호사에 따르면 박씨는 11일 A4용지 19쪽 분량의 옥중보고서를 작성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에게 제출했다.
박씨의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탄생 배경과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 과정,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배경 및 최근 동유럽발 경제위기 등 세계금융체제의 수십 년간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일본 방문과 엔화 평가절하 사이의 관계도 언급했고 "강달러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의 국채 발행이 한국 등 주요 신흥 시장 달러 유동성에 제약을 가하게 된다"고 해석했다.
박씨는 또 "한국의 경우 디플레이션이 아닌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상황 인식하에 경기 하강과 –2~-4%이하의 성장률을 겪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것"이라고 한국 경제를 전망했다.
그는 이어 "과연 정부가 어떤 식으로 구매력 감소를 상쇄시켜 주는가에 따라 경기회복 시기가 연내일수도 있고 2011년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규모 재정지출이 가시적 효과가 나오는 올 3분기에 국내 경기의 회복속도가 결정된다"는 예측도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박씨는 이 보고서를 관련 서적이나 인터넷의 도움 없이 혼자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상당한 수준의 예측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지난해 다음 아고라에 게재한 글이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퍼뜨린 허위사실'이 아니었음을 밝히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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