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권 밖 우주공간으로 어떤 물체를 쏘아올리는 것을 '우주발사'라고 한다. 영어로는 'Space shot' 또는 'Space launch'이다. 이 가운데 Space launch는 정확하게는 발사체가 우주공간에 도달하는 첫 단계 비행을 뜻한다. 그 핵심은 로켓 추진체의 '수직이륙(Liftoff)' 능력이다. 국제 기준으로는 지상에서 100km 상공에 다다르면 '우주발사'로 본다. 미국은 50마일, 80km를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우주발사' 능력의 기본이 되는 것은 로켓 추진체 기술이다.
■데니스 블레어 미 국가정보국장이 그제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우주발사'라고 지칭했다. 북한이 "광명성 2호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한 반면, 외부세계는 '장거리미사일 발사 준비'라고 부른 것에 비춰 객관적 표현을 쓴 사실은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특히 "북한의 의도는 위성 발사"라고 말해 '미사일ㆍ위성' 논란을 사실상 매듭지었다. 물론 그는 "장거리미사일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닌 위성발사"라고 덧붙여, 안보상 위협으로 간주하는 데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 같은 의회 보고는 '북한 미사일' 논란이 갖가지 주변적 고려 때문에 어지럽게 진행된 것에 비하면 냉철한 정보 판단이 두드러진다. 애초 북한의 움직임에서 주목할 핵심은 그들이 '은하 2호'라고 명명한 로켓 추진체라고 할 수 있다. 위성이나 대륙간미사일 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이 로켓을 흔히 '대포동 2호 미사일'로 부르지만 미국이 붙인 이름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두 차례 장거리 로켓 시험에서 모두 실패했다. 1998년에는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지 못했고, 2006년에는 로켓이 발사 직후 바다에 추락했다. 이에 따라 그 사이 로켓 기술을 얼마나 발전시켰는지가 '위협 평가'의 관건이다. 탄두 소형화 기술력 등은 그 다음이다.
■북한이 떠들썩하게 '우주발사'를 다시 시도하는 것에 비춰 성공을 자신하는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거센 비난을 무릅쓰는 의도를 두고 추측이 난무하지만, 안팎으로 '강성대국' 의지를 과시하고 로켓 수출을 위한 선전효과 등을 함께 노린다는 분석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회복을 자축하려는 것이라는 진단까지 있으니 실패하면 큰 낭패일 것이다. 아리송한 북한의 속셈보다 주목할 것은 블레어 국장이 내비친 미국의 대응자세다. '우주발사' 성공이 가져올 파장을 미리 줄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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