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 파산 충격 6개월, 증시에도 봄은 오는가.
전문가들은 '근본적(진정)으로' 회복을 논하기엔 아직 변수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당시 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상황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것도 굵직한 이슈가 3개(실물 금융 산업)나 얽혀있고, 잔가지처럼 파생되는 위험요소는 터지기 전엔 가늠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실물쪽에선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인 주택가격의 급락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연체율과 차압률은 아직도 오름세다. 금융 구조조정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배드뱅크'(Bad Bank) 안은 무산됐고, 은행의 건전성을 따지는 '스트레스 테스트'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자동차 '빅3'에 대한 처리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소한 미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여하는 시기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처럼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급한 불만 끄는 수준에선 언제든 암초와 복병을 만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10일 뉴욕 증시의 폭등마저도 의심스러워 하는 눈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시장의 공감대가 생기려면 확실한 일정을 정하고 그대로 추진해야 하는데 어정쩡한 상태"라며 "뉴욕 증시가 현재 과(過)매도 수준이라 기술적인 단기 반등은 있을 수 있으나 언제든 다시 떨어질 소지가 다분하다"고 내다봤다. 심지어 전혀 다른 두 마리 토끼(구조조정+경기부양)를 잡으려는 미국의 모습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장기침체)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우리 증시의 선방이다. 최소한 코스피지수 1,000 수성에 대한 믿음은 확산되고 있다. 리먼 사태 때는 넋 놓고 당했지만 이후 내성을 길렀다는 것이다. 점진적인 상승을 점치되 시점에는 차이가 있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박스(1,000~1,200) 상단을 곧바로 돌파하는 건 힘에 부치겠지만 지지선을 차차 높이면서 올라갈 것"이라며 "2분기 정도면 완연한 반등 구간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종우 HMC투자증권 센터장은 반등 시점을 하반기로 잡았다. 그는 "실물경제 및 기업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라 상반기 내내 소강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문제는 '주가가 싸냐, 비싸냐'에 대한 해석일 텐데 아직까지는 싸다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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