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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軍통신 일방 차단/ 경협 상징 개성공단마저 볼모로…남북간 긴장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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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軍통신 일방 차단/ 경협 상징 개성공단마저 볼모로…남북간 긴장 최고조

입력
2009.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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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군 통신 차단 조치를 취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조치로 개성공단 체류 남측 인원은 사실상 억류됐고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 가능성도 한결 높아졌다. 북한이 여기서 한 발 더 나갈 경우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도 걷잡을 수 없는 난국에 처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민감한 대목은 당장 남측 인원들의 개성공단 입ㆍ출경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그 동안 개성공단 출입은 동해지구 통신선을 이용해 이뤄졌다. 남측이 북측에 군사 직통전화로 사전에 출입 인원을 통보하고, 남북 군용 차량의 비무장지대 에스코트 시간에 맞춰 통보한 차량들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단절함으로써 이날 아침 726명의 남측 관계자가 공단에 출근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남측 인원 573명이 결과적으로 발이 묶였다는 점이다. 북한은 최소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끝나는 20일까지는 통신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개성공단 인원들은 열흘 이상 북한에 고립되며 사실상 인질 상황이 된다.

2, 3일 내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재 부족, 생산제품 반출 불가로 공장 가동도 중단해야 한다. 특히 북한 지역에 억류된 우리 국민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남한 내 대북 여론도 악화할 게 뻔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마지막 남은 남북협력 상징인 개성공단이 마비되고 민간인 안전이 위협 받는 것은 남북관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신 차단으로 또 하나 우려되는 부분은 군사충돌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키 리졸브 훈련 기간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 등지에서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마지막 남은 남북 군사당국 채널마저 끊겼다. 해운과 항공분야 남북 직통 채널이 남아있지만 군사충돌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제대로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한 북한 전문가는 "남북 간 오해에서 비롯된 작은 군사충돌이 국지전,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느 상황까지 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것일까.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긴장도를 높여왔지만 개성공단 가동 자체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북한의 돈줄인 동시에 공단마저 마비되면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압박은 하겠지만 공단이 폐쇄될 정도로 밀어붙이지는 않으리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항공모함을 비롯한 미군 증원 전력이 한반도 주변에 포진하고 있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극단적인 조치까지 감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미관계가 반전될 경우에 대비해 남북관계도 조절해야 할 것이다.

북한도 이날 새벽 인민군 총참모부 성명에서 "북침 전쟁연습(키 리졸브 훈련)이 진행되는 기간 엄격한 군사통제를 실시하고 북남 군 통신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 기간이 지나면 통신을 재개, 상황을 호전 시킬 것이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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