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성장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LED, 태양광, 풍력 등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중소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경기 불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출 무대를 넓히면서 매출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경기 부천의 LED 조명기기 제조업체 화우테크놀로지 공장은 요즘 손님 맞느라 정신이 없다. 1월 말 이사를 하자 마자 일본 오츠카 상사의 오츠카 사장, 미국 조달시장의 큰 손 캔넌리엔터프라이즈의 피터 비 부사장 등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직접 찾고 있다.
그 동안 화우는 작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방열이 잘 돼야 밝고 오래가는 LED조명의 약점을 해결하면서 업계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그 결과 1999년 법인 전환 이후 단 한번의 적자도 없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7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 화우가 부천에 4만2,000㎡ 규모 공장을 갖춰 생산 능력에서도 괄목상대할 변화를 이끌면서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절약을 위한 그린 뉴딜 정책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술력을 무기로 한 화우의 위상은 글로벌 무대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4월 2억엔만 내고 지분의 절반을 얻는 파격적 조건으로 일본의 AM재팬, 루미다스 재팬(52억3,000만엔 출자)과 함께 일본 현지 법인을 차린 데 이어 미국과 이탈리아 합작 법인도 화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만들었다. 특히 올 들어 미국, 캐나다 등에서 국제 인증을 따내면서 유럽, 북미 시장 공략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화우는 내친 김에 녹색 성장 관련 산업 진출 분야를 넓히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출권 거래 산업을 추진하고자 5월 전남 나주의 혁신도시 안에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적 탄소배출권 거래소 튜브 수드의 아시아 태평양 본부를 유치할 예정이다.
화우 뿐만 아니다. 태양전지 생산업체 미리넷솔라는 지난해 650만 달러 외자를 유치하고 최근 호주계 컨소시엄으로부터 500억원을 따냈다. 회사 측은 올해 미국, 유럽, 아시아의 신흥 태양광 보급 국가, 중동, 아프리카 등을 무대로 1억2,000만원 수주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현재 30㎿ 규모 생산 라인을 2012년까지 생산규모를 300㎿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카가 부각되면서 삼화콘덴서 역시 각광 받고 있다. 2005년부터 하이브리드카 부품 개발에 힘을 쏟은 결과 올 초 국내 최초로 세라믹 재료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인버터용 커패시터를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50% 정도 작은 크기로 고압 및 고용량을 내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회사 측은 이를 무기 삼아 내년도 매출 목표를 2,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편 '싹수 있는' 녹색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정부도 발벗고 나섰다. 중소기업청은 10일 '혁신형 녹색중소기업 육성 및 녹색경영 추진 5대 실천과제'를 내놓았다.
중기청은 우선 주로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는 녹색산업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창업자금지원을 확대하고 '녹색 특화 창업보육 센터'와 '녹색기술 창업단지'등 인프라도 만들기로 했다. 모태(母胎)펀드 출자를 통해 민간 투자도 이끌 계획이다.
또 에너지효율시설을 새로 만들어 쓰는 기업 등 녹색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게 ▲신용보증기금 보증 확대(70억원→100억원) ▲보증 심사 때 부채비율 적용 면제 등 혜택을 주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홍석우 중기청장은 "녹색 성장 관련 기업 중 기술력이 입증된 혁신형 기업이 현재 128개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2013년까지 1,000개로 늘려 선진국 대비 50∼85% 수준인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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