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E가 뭐죠?'
은행건전성 지표로 TCE(Tangible Common Equityㆍ유형자기자본비율)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자본지원프로그램에 따라 은행별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때 이를 적용키로 함에 따라, 우리나라 감독당국도 앞으로 은행별 TCE를 주목해서 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 건전성 평가지표로 쓰이는 것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 BIS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을 위험자산으로 나눈 것이고, 기본자본비율은 자기자본 중 후순위채권 등이 포함된 보완자본(tier2)을 제외한 기본자본(tier 1)만을 떼내 위험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보다 엄격하다. 지난해말 은행들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등 '보완자본'을 늘리는 편법으로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자, 금감원이 'BIS기본자본비율 9%'의 기준을 내세워 제동을 걸었던 적이 있다.
BIS기본자본비율보다 더 보수적인 잣대가 바로 TCE다. TCE는 보통주 중심의 자기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은행이 빌린 돈이 아닌 순수한 자기 돈 만으로만 건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기본자본에서 우선주는 물론 영업권 및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의 가치까지도 제외된다.
대표적으로 씨티은행은 BIS 기본자본비율이 11.9%에 달했지만 우선주와 영업권등 무형자산을 제외한 TCE는 1.5%에 불과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6%,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도 각각 3.8%와 2.8% 수준. 겉(BIS기본자본비율)으로만 봐서는 안전하지만 속(TCE)을 들여다보면 자본 대부분이 부채여서 부실하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TCE와 유사한 개념으로 '단순자기자본비율'이 있다. 은행의 실질총자산을 자본총계로 나눈 것으로 실질자산과 자본총계 모두에서 무형자산을 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지난해 말 BIS기본자본비율은 8.79%에 이르렀고, 단순자기자본비율도 6.23%였다. 미국 대형은행보다는 우리나라 은행이 더 안전하다는 의미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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