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린 일곱 살 소녀가 기적적인 수술 끝에 새 삶을 꾸리게 됐다. 의료진은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몸 속 장기 6개를 절단, 이식하는 놀라운 수술 방법을 사용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11일 뉴욕 장로교 모건 스탠리 아동병원 의료진이 23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헤더 맥나마의 뱃속 종양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종양은 야구공만한 크기였다. 장기를 드러내고 종양을 제거한 뒤 다시 장기를 이식한 수술로는 세계 두 번째이며 어린이 대상 수술로는 처음이다. 수술을 집도한 도모아키 케이토 박사는 "수술을 끝낸 뒤 그대로 쓰러져 소파에서 5, 6시간을 내리 잤다"며 "그만큼 집중력이 요구되는 수술이었다"고 말했다.
수술팀은 2월 6일 진행한 수술에서 아이 몸의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위장 등 장기 6개를 제거했다. 아이 몸에서 절제한 간이 손상될 경우에 대비, 즉시 간을 이식할 수 있도록 아버지 조셉도 수술실에 대기시켰다.
수술팀은 종양을 제거한 뒤 맥나마의 몸에서 떼어낸 간, 대장, 소장을 다시 아이 몸에 이식했다. 그러나 위장, 췌장, 비장은 암 세포가 넓게 퍼져 재생이 불가능했다. 이 가운데 위장은 장 조직으로 만든 작은 주머니로 대신하게 했지만 췌장과 비장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맥나마는 앞으로 인슐린과 소화효소를 정기적으로 주입, 당뇨병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장이 없어 감염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맥나마는 휴대 펌프를 통한 음식물 섭취가 가능해졌고 이 때문에 수술 후 병원 어린이 학교에 나갈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아졌으며 10일에는 퇴원할 수 있었다.
장기 절단 및 이식 수술은 케이토 박사가 지난해 마이애미 대학에서 62세의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 처음인데 이 환자 역시 건강한 상태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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